낮에 갔는데 세 시간은 기다려야 한대서 발길을 돌렸던 히로카와를 다 늦은 오후에 다시 찾았다. 미슐랭 가이드 별을 획득한 맛집이라고 한다.
대체 얼마나 맛있기에....
여행 다닐 때마다 별의 별 맛집 다 가 봤지만 이렇게까지 웨이팅이 심했던 가게는 없었다.
그러나 다시 찾았음에도 또 웨이팅...
그래도 거의 영업종료가 가까운 시각이라 그런지 40분밖에(?) 안 기다렸다.
자리 안내를 받고 주문하고 나니 자리 옆 통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운치 있다.
벌써 해가 졌구나....ㅠㅠ
거의 라스트오더 타임이었다. 내 뒤에 한 명밖에 없었다.
주문한 아사히 생맥주 한 잔 먼저 후딱 나온다.
이날은 방사능 먹고 죽지 뭐.
혼자 있으니 쓸쓸해ㅠ 한산해 보이지만 시간이 많이 늦어서 그런다.
참고로 이집은 주문을 딱 한 번만 할 수 있다. 그게 규칙이란다.
가령 장어덮밥 하나 시켜서 먹다가 하나 추가하는 건 안 된다. 별 희한한 룰이 다 있네.
주문한 우냐쥬 M사이즈(=중간 사이즈) 나왔다. 3300엔.
우나쥬는 이렇게 도시락통 같이 생긴 그릇에 나온다.
아후.... 때깔이 좋구나....
오동통한 게 보기만 해도 입맛 돋운다.
절임반찬도 슴슴하니 좋았는데,
헐.... 장어덮밥 완전 맛있다. 미친 맛이다.... 며칠 공짜로 일해 주면 만드는 법을 알려 줄까 싶은 정도의 맛이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교토에 가면 무조건 히로카와에 가서 장어덮밥을 먹어야 한다.
내가 다시 교토에 가면 제일 먼저 히로카와에 가겠다. 하루에 한 번씩 매일매일 가야지. 왜 그렇게 웨이팅이 지랄맞고 짜증났는지 이해하겠다.
이전까지 내 인생 식사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있는 폰티니(Trattoria Bar Pontini)의 해물 스파게티였는데, 그 기록이 단 일 년만에 깨졌다. 히로카와 장어덮밥이 최고다.
정말이지 세상은 넓고 맛있는 음식이 많구나...
별 맛도 아닌 녹차마저 사랑스럽게 느껴졌던 히로카와.... (아련)
다 먹고 나오기 길이 완전 캄캄하다.
관광지역이라 낮엔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밤이라고 개미새끼 한 마리 안 보인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한참 기다리는데 너무너무 무서웠다.
택시 잡아 타고 싶은데 택시조차 안 온다. 이 길에서 납치라도 당하면 어쩌지, 하고 여행에서 처음으로 원인 없는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 새벽에 혼자 걷는 맨해튼 거리가 강도를 만나 칼 맞을까 봐 걱정되는 공포감이라면, 이건 마치 일본 영화 <링>에 나오는 사다코가 어디서 튀어나와서 나를 우물로 끌고 들어갈 것만 같은 두려움이다.
그치만 다행히 별일 없이 버스 타고 숙소에 잘 왔다. 입 안에 남아 있는 장어덮밥의 향을 계속 느끼면서♥
다음에 다시 올게, 히로카와... (또 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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