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카고를 엄마와 여행했는데, 계속 피자니 스테이크니 하는 것만 먹으니 엄마가 음식에 질려 하기 시작... 계속 한식에 목말라 하는 엄마...
호텔에서 냄새 풍길까 봐 차마 김치는 못 싸오고 단무지만 싸 왔다며 매일 호텔에 오자마자 단무지 꺼내 먹던 엄마를 위해 '내 이럴 줄 알고 미리 조사해 놨지!' 하며 방문한 곳, Gyu-Kaku다.
일본식 고기구잇집인데, 놀라울 만큼 한국인 입에 잘 맞을 뿐만 아니라 한국 음식도 있다.
우리가 주문한 건 저 Samurai Course, 70달러짜리.
가만 보면 된장국, 비빔밥에 갈비(Kalbi)까지 있다. 이거다 싶어서 냉큼 주문했다.
혹시 김치 있냐고 하니까 기름에 볶은 게 있다고 하기에 그것도 주문. 행복해 하던 엄마 얼굴을 못 올리는 게 안타깝네.

먼저 나온 샐러드. 그냥 샐러드 맛.

된장국.
이름은 미소수프지만 그냥 우리 입맛에 맞는 된장국이다.

참치 볼케이노는 참치 롤일 줄 알았더니, 대파 썰어 올린 롤튀김(?)이었다.
그래도 맛있다.

드디어 김치 등장.
기름에 볶아 깨 솔솔 뿌려 나온다.

김치를 만났다며 엄청 행복해 하는 엄마.
너무 맛있다며 계속 김치 더 달라고 하기에 세 번 더 주문했다.
나중에 그 김치 한 접시에 5달러(당시 환율로 7,000원돈)이고 네 접시는 30,000원 정도였다고 하니까 기겁을 하신다;;;
그러니까 우린 여기서 이날 대략 13만원쯤 쓰고 온 셈인데, 엄마는 그 돈이면 한국에서 한우를 먹겠다며 애통해 하셨다.
비빔밥 등장.
오.... 우리가 아는 그 비빔밥이다. 게다가 돌솥비빔밥이라니.
각자 접시에 덜어 냠냠.
엄마는 이날 천국을 만났다고 한다. 물론 한국에서 먹는 비빔밥만은 못하다.
고기들은 차례로 등장한다.
종류가 여러 가지이고 조금씩 나오는데,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대부분 양념이 되어 나온다.
냠.
새우랑 닭고기도 나온다. 버섯이랑 양파도 주고, 좋네.
진짜 한국 고기구잇집 같다.
양파가 참 맛났다.
다음 고기 등판.
호박이랑 옥수수도 준다.
주변 테이블 보니 가족 단위 동양인들이 꽤 있다. 뭔가 추석 맞아 유학 간 아들래미 보러 온 부모님들 느낌이랄까.
대부분은 일본인, 중국인인 듯.
야들야들하네.
그래도 한우가 더 맛있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이건 또 뭐였더라, 약간 매콤한 양념이었는데.
뭔지 정확히 알 수 없음... 기억 안 남.
맛있으면 됐지.
다 먹으면 후식으로 요런 걸 갖다 준다.
요로케 마시멜로를
불에 올려 구워 말랑말랑하게 만든 다음
크래커 사이에 초코랑 마시멜로 끼워 샌드위치로 해 먹는 후식이다.
이름이 S'mores라고 한다.
이 스모어는 미국 걸스카우트에서 만들어진 음식인데, 너무 맛있어서 "Some more(더 줘!)" 하게 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글쎄, 그 정도의 맛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머나먼 미국 땅에서 한국스러운 한끼 참 잘 먹었다.
포만감 최고.
그리고 엄마는 다시는 여행 중에 김치를 찾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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