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에는 가 볼 만한 곳이 참 많다.
대부분 홍콩을 여행하면서 하루 정도만 마카오를 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중한 곳들을 못 보기 마련인데, 그중에서도 꼭 가 보라고 추천할 만한 곳이 이 학사 비치이다.
우리 말로 하면 흑사 비치, 즉 검은모래 해변이다. 말 그대로 모래가 검은 색이다.
위치는 요기... 보다시피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아마 문화마을'마저 교통이 너무 안 좋아서 렌트카 없이는 가기 힘들다.
학사 비치 풍경
버스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으면 금세 해변이 나온다.
오, 모래가 검다.
굉장히 평온한 시골 해변 느낌이다.
그래도 나름 관광지라고, 사람은 꽤 있다.
저마다 바닷물에 발 담그고 논다.
모래에 글씨 남기는 건 우리나라뿐만이 아니군.
검은모래라서 그런지 글씨가 더 눈에 띈다.
발자국도, 자전거 바퀴자국도 눈에 잘 띈다.
나도 괜히 운동화 샷 한 번 남겨 봤다.
사진만 봐선 얼마나 검기에 검은 모래라는 건가 싶겠지만, 이렇게 샤워장 사진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 듯... 이 해변의 모래는 확실히 검은색입니다 여러분.
잔잔하지만 파도도 조금씩 친다.
학사비치 앞바다는 이렇게 탁 트인 바다다.
멀리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파도도 제법 있다. 좀 더 나가면 그야말로 드넓은 남중국해 그 자체.
이날은 날씨가 꽤 흐렸는데 파도가 심하지 않아서 물놀이하기 좋았다.
연애질하는 커플도 많고.
모래가 꽤 곱다. 서해바다 머드비치 생각나는 질감이랄까. 슬리퍼 있으면 나도 발 담갔을 거다.
애들이야 뭐... 그냥 노는 거지.
이렇게 색종이 가방으로 예쁜 모래성도 쌓아 놨네.
귀여운 것들.
사실 학사 비치에 들른 건 해변을 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꼬치구이를 먹기 위해서였다.
찾기 쉽다. 그냥 이렇게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 앉은 곳으로 가면 된다. 사람들 죄다 중화권 사람이고, 아닌 듯한 사람은 나뿐이다. 혼자인 것도 나뿐이고...(갑분 숙연 고독)
꼬치집. 사진 빛이 바랜 것이 엄청 오래된 집인가 보다.
옆 가게에서는 음료나 술을 판다.
아줌마, 아저씨가 열심히 각양각생의 꼬치를 굽는다.
영어 메뉴가 있긴 한데 주문하는 데 좀 애를 먹었다.
너무 바빠서 뭘 물어봐도 잘 가르쳐 주지 않고, 종류가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
가령 그냥 닭꼬치를 먹고 싶은 상황인데 메뉴에 닭 종류가 엄청 많다. 대체 뭐가 무슨 닭이라는 거야.... 제가 닭 종류와 조리 방법, 세부 부위를 모두 영어나 중국어로 알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아저씨...
그래도 어찌어찌 오징어 다리 하나 주문해서 먹었고,
다행히 닭꼬치님도 노멀한 걸로 나오셨다. 제발 이상한 거 나오지 않게 해주세요 하고 맘속으로 기도했는데 천만다행이었다. 사실 닭고기는 닭목, 닭발 빼고 다 먹는 나지만, 왠지 중화권에서는 미지의 음식에 대한 공포감이 나도 모르게 드니까.
아, 닭꼬치 맛있다. 불맛 확 나는 것이 맥주 한 캔 절실하다. 하지만 혼자이고 해도 넘어가려 하기에, 안전을 위해 꼬치만 먹었다.
해변에서 직화로 구워 마이야르 뿜뿜 하는 꼬치구이라니, 내가 이거 먹으러 마카오 왔구나.
그렇게 꼬치 먹고, 해변을 뒤로 하고 다시 숙소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언제 또 와 보려나. 평생 다시 못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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