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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테마 58. 윤동주

2016. 9. 14. by 솜글

윤동주의 생애

어린 시절

윤동주(尹東柱, 1917~1945)는 만주 간도 명동촌에서 아버지 윤영석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당시 명동은 조선인들이 모여 살던 전형적인 농촌이었는데, 1899년에 윤동주의 외숙부인 김약연 등이 개척한 마을이었다. 이 마을은 기독교, 교육, 독립 운동의 중심지로 문화 운동이 활발했고, 윤동주의 할아버지는 기독교 장로였으며 아버지는 명동학교 교사였다.

윤동주는 명동촌의 큰 기와집의 밝은 환경에서 자라며 사색적인 성품을 가지게 된다. 일찍이 소학교 시절부터 문학을 접하는데, 소학교 4학년 때 고종 사촌인 송몽규와 함께 «어린이»와 같은 소년 잡지를 구독하고 연극 활동을 하였다. 5학년 때에는 송몽규와 함께 월간 잡지 «새명동»을 직접 등사판으로 찍기도 하였다. 여기에는 자신이 쓴 동시와 동요 등을 실었다.

명동 소학교를 졸업한 윤동주는 중국인 마을의 소학교에 편입하여 1년쯤 다니고, 1932년(16세)에는 명동을 떠나 용정에 있는 기독교계 학교인 은진중학교에 입학한다. 여기에서 그는 교내 잡지를 발간하고 밤새 글을 쓰기도 했으며, 축구, 농구, 웅변에도 두루 소질을 보였다. 심지어 손수 자신의 옷을 재봉틀로 맵시 있게 고기도 했다고 한다.

연희전문 시절

당시 간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고국으로 유학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윤동주 역시 부모를 설득해서 1935년(19세) 평양 숭실중학교로 전학하고, 시 <공상>을 발표한다. 1936년(20세)에는 신사 참배 거부로 숭실 중학이 폐교되어 다시 용정으로 돌아왔다.

1937년(21세)에는 송몽규와 함께 서울 연희전문에 입학한다. 이때 송몽규는 이미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 콩트 <숟가락>이 당선되어 꽤 알려져 있었다. 의학과에 다니던 윤동주도 문학 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자 식음마저 전폐하였고, 결국 뜻대로 문과반으로 전학하였다. 윤동주는 연희전문 시절 최현배, 이양하, 손진태 등에게 수업을 들으며 문학에 대한 꿈을 키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정지용, 김영랑, 백석, 이상, 서정주 등의 시를 읽었고, 도스토예프스키, 앙드레 지드, 발레리, 보들레르, 라이너 마리아 릴케, 프랑시스 잠, 장 콕토 등에 빠져들었다.

1941년(25세)에는 일제의 식량 정책 때문에 기숙사에서 나와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을 하는데, 그곳에서 <무서운 시간>, <태초의 아침>, <십자가>, <또 다른 고향> 등을 썼다. 연희전문 졸업을 앞두고 그 동안 쓴 시 19편을 묶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자필 시집을 세 부 만들었는데, 한 부는 자신이 갖고 한 부는 연희전문 교수인 이양하에게, 나머지 한 부는 후배인 정병욱에게 주었다. 이양하는 그의 시를 읽고 <십자가>, <슬픈 족속> 등이 검열을 통과하기 어렵고 또 이 일로 신변에 위협이 따를 수 있으니 출간을 미루라고 권한다. 결국 윤동주는 생전에 시집을 한 권도 내지 못하게 되었으며, 윤동주와 이양하가 갖고 있던 것의 행방도 묘연하게 된다. 다행히 정병욱이 가지고 있던 시고만이 남아 해방 후인 1948년에 출간되었다.

사진 출처 : KBS뉴스(https://news.kbs.co.kr/news/view.do?ncd=3483773)

의문의 죽음

일본으로 건너가 도시샤 대학에 입학한 윤동주는 1943년(27세)에 송몽규와 함께 사상범으로 검거된다. 이들의 죄명은 독립 운동을 했다는 ‘치안 유지법’ 위반이었으나, 실제로 두 사람이 독립 운동을 했다는 분명한 증거는 없었다고 한다. 얼마 후 윤동주는 2년 형, 송몽규는 2년 6개월 형을 언도 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그러나 1945년(29세), 결국 윤동주는 정체 모를 ‘주사’를 맞아 해방을 목전에 둔 채 사망하고, 가족에 의해 주검이 찾아져 용정 동산에서 장례를 치렀다. 송몽규도 23일 후 윤동주의 뒤를 따랐다.

윤동주의 시

<서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시이다. 식민지 상황에 처해 있는 젊은 지식인의 고뇌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표백(表白)하여 더욱 진솔(眞率)한 느낌을 준다. 일반적으로 고백적인 시는 감상에 흐르거나 관념에 빠지기 쉬운데, 이 시는 적절한 시각적 심상을 활용하여 서정시로 승화시키고 있다.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서시> 육필원고 /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img_pg.aspx?CNTN_CD=IA000589788&tag=%EC%9C%A4%EB%8F%99%EC%A3%BC+&gb=tag)

<참회록>

일제 치하에서 자신의 비참하고 값없는 삶을 부끄러워하고,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며 쓴 작품이다. 윤동주가 일본에 건너가기 직전에 쓴 것인데, 이 시를 쓸 당시에 이미 스스로 앞날의 운명을 예견했다는 점에서 퍽 감동적이다. 특히,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은 윤동주의 생애와도 직결된다.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어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가.//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주리자./ —만 이십 사 년(滿二十四年) 일 개월(一個月)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어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별 헤는 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마지막에 수록된 시이다. 연희전문 재학 시절인 1941년(25세) 11월 5일에 졸업을 앞두고 쓴 시로, 가을밤을 배경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으로 표현하였다.

전반부에서는 밤하늘의 별을 보며 유년 시절을 회상하고 여러 상념에 젖어드는 심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후반부로 갈수록 자아의 현실적인 고뇌와 자아성찰, 소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뿐만 아니라 부분적으로 산문적인 리듬을 구사하여 호흡의 변화를 가져오는 등 새로운 시도도 눈에 띄는 점이다. 윤동주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하늘’과 ‘별’이라는 소재는 이 시에서도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적 공간과 순수한 이상에의 동경을 표현하고 있으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적 역할을 하고 있다. 담담하게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가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던 시적 화자는 가슴 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상념들을 차분한 어조로 읊조리듯 전하고 있다.

시적 화자는 “그러나”라는 시어를 기점으로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생적인 자세를 다짐하고 있다. ‘봄’으로 형상화된 아름다운 미래는 자신의 이상이 실현되는 날이며, 이를 위해서는 죽음일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며 나아가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자 하는 화자의 의지적 모습이 나타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 역시 윤동주의 다른 시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움과 자기 성찰, 부끄러움과 희생적 자세라는 주제를 근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 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 할 게외다.

<쉽게 쓰여진 시>

윤동주가 일본에 유학 중이던 1942년에 시로, 식민지 시대에 조국을 떠나와 일본에 살면서 시나 쓰고 있는 자기 자신의 무기력함을 자책하고, 자아를 성찰하여 자신의 갈 길을 정립하고자 한 작품이다. 즉 자기 자신에 대한 끝없는 좌절과 번민, 무력감을 부끄럽게 느끼면서 끝없는 모색의 노력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시인의 사명감을 자각해 가는 성찰의 모습을 솔직하고도 섬세하게 보여주는 시라 하겠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시는 ‘부끄러움’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형상화 하고 있다. 그 부끄러움은 학문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 시를 쓰는 자신과 시 사이의 거리감 등에서 오는 것이다. 그래서 시적 화자는 소외 의식과 내적 갈등을 일으키지만, 부끄러워하면서도 결코 절망하지는 않는다.

<쉽게 쓰여진 시>
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學費封套)를 받어//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츰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십자가>

윤동주는 철저한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하여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십자가>는 그러한 기독교적 수난 의식과 속죄양 의식을 바탕으로 쓰인 것이다. 다만 이 시에서 ‘십자가’는 기독교의 징표나 형벌의 도구를 뜻하는 관습적 상징으로만 쓰인 것이 아니라 ‘종교적 또는 도덕적 생활의 목표’를 뜻하는 개인적 상징으로 쓰인 것이 특징이다.

<십자가>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아우의 인상화>

윤동주가 연희전문에 입학하던 1938년(22세)에 쓴 작품으로 어느 날 밤, 형인 화자가 아우와 나누었던 대화를 소재로 하여 삶의 우수를 노래하고 있다. 언뜻 보면 뛰어난 문학적 기교도 없고 인생에 대한 깊은 철학도 담겨 있지 않은 평범한 작품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이 시는 윤동주가 추구하는 삶이 무엇인지 가늠케 해 주는 열쇠 구실과 함께, 일제 치하라는 암울한 시대 상황 앞에서 어떤 시를 쓰게 될지 알게 해 주는 나침판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

이 시는 암울한 식민지 치하에서 온갖 고통을 극복하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시인이 어린 아우와의 대화를 통해 그의 순진무구함과 행복스런 모습을 발견하지만, 자신이 소망하는 성실한 인간으로 성장하며 겪어야 할 아우의 고통을 생각하며 괴로움에 빠지는 진지함을 보여 주고 있다. 이와 같이 다소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전개되는 비극적 자기 인식이야말로 투철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며, 올곧은 삶을 살고자 했던 참 신앙인으로서의 철학적 산물일 것다. 이 같은 삶의 자세가 윤동주로 하여금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완벽한 삶을 살게 해 준 버팀목이 되었을 것이며, 그러한 삶이 표출된 훌륭한 시를 다수 창작해 내게 함으로써 우리 시문학사에 ‘위대한 시인’이라는 수식어로 그의 이름을 빛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아우의 인상화>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애띤 손을 잡고/ ‘늬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은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걸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자화상>

1939년(23세)에 쓴 것으로, 나르시스가 우물 속에 비친 자기의 모습에 반하여 수선화가 되었다는 나르시시즘(narcissism)을 바탕으로 한 자아 성찰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시에는 우물 속의 ‘사나이’가 등장하고 그를 들여다보는 ‘나’가 있다. 이 둘은 양분된 자아로서 부정과 긍정을 거듭하다가 화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변증법적 구조다. 한편 ‘우물’은 윤동주의 시에 자주 나오는 ‘거울’이나 ‘하늘’처럼, 화자의 모습이나 생활을 성찰하는 매체로 활용되어 있다.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초 한 대>

윤동주가 용정 은진중학교에 다닐 때인 1934년 12월 24일, 그의 나이 18세에 쓴 처녀작으로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습작기에 쓴 작품으로 다소 문학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윤동주가 나아가게 될 문학 세계를 가늠하게 해 준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후기에 접어들수록 높은 문학성을 획득하게 되는 많은 윤동주의 작품들도 이 처녀작에서 보여 주고 있는 ‘순결’과 ‘참회’, 그리고 ‘자기 희생’ 등을 좀 더 의미 있게 변용한 것에 지니지 않는다. 윤동주의 시에는 남달리 순결한 마음 혹은 고결한 정신을 추구하면서 고독한 가운데 자신을 성찰하는 시인의 모습이 짙게 배어 있다. 그리고 고독한 가운데서의 자기 성찰은 자신을 참회하는 삶의 태도로 나아간다.

먼저 이 시에서 형상화되고 있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육신을 불살라 어둠을 밝히는 촛불의 자기 희생 정신이다. 이러한 촛불의 정신이 바로 윤동주의 삶의 태도이자 인생관의 비유로, 그는 어둠을 홀로 밝히면서 스스로 육신을 불사르는 존재가 되고자 한다. 이렇듯 타인을 위해 자신을 죽이는 삶, 다시 말해 자신이 스스로 제물이 되는 이 속죄양으로서의 삶은 원형 상징의 하나인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고독한 삶이자, 고독 속에서 자신을 성찰한 삶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이 시에 나타나는 것은 이념에 대한 순결한 시인의 의지이다. ‘그의 생명인 심지’, ‘광명의 제단이 무너지기 전/ 나는 깨끗한 제물을 보았다.’, ‘선녀처럼 촛불은 춤을 춘다.’라는 시행이 바로 그것이다. 등심(燈心)인 ‘심지’는 동음이의어인 마음에 품은 의지라는 뜻의 ‘심지(心志)’를 표상하며, ‘깨끗한 제물’과 신을 섬기는 ‘선녀’로 비유된 촛불의 자기 희생은 곧 어떤 이념에 대한 순결한 의지를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시인의 깊은 참회의 자세이다. ‘그의 생명인 심지/ 백옥 같은 눈물과 피를 흘려/ 불살려 버린다.’와 같은 시행에서 보여 주는 삶의 태도가 그 단적인 예가 된다. 백옥같이 정갈한 눈물과 피를 쏟는 희생양의 모습은 바로 참회하는 인간으로서의 전형적 모습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초 한 대>
초 한대―/ 내 방에 품긴 향내를 맡는다.//
광명의 제단이 무너지기 전/ 나는 깨끗한 제물을 보았다.//
염소의 갈비뼈 같은 그의 몸/ 그의 생명인 심지//
백옥 같은 눈물과 피를 흘려/ 불살려 버린다.//
그리고 책상머리에 아롱거리며/ 선녀처럼 촛불은 춤을 춘다.//
매를 본 꿩이 도망하듯이/ 암흑이 창구멍으로 도망한/ 나의 방에 품긴/ 제물의 위대한 향내를 맛보노라.

<길>

연희전문에 재학 중이던 1941년(25세) 9월에 쓴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시는 진정한 삶을 추구하는 식민지 지식인의 결연한 자세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윤동주의 시는 대부분 자아 성찰을 통한 자기 완성을 지향하는데, 그 자아 성찰의 공간으로 등장하는 것은 주로 ‘방’, ‘우물’, ‘길’ 등의 이미지이다. 그 중에서도 ‘길’은 탐색의 과정과, 출발과 도착의 과정을 지닌 행위의 공간이므로 ‘길’의 공간성은 항상 도달해야 할 목적지를 지닌다. 그러나 그 목적지를 향해 가는 과정으로의 ‘길’에는 반드시 겪어야 할 시련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길’은 시련의 극복이라는 정신적인 세계의 의미를 갖게 된다. 이 시에서의 ‘길’ 역시 자기 성찰과 자기 수련을 통해 식민지 시대를 극복하고 본질적 자아를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길>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간>

거북이의 꾐에 빠져 간을 잃을 뻔 했다가 기지를 발휘하여 목숨을 건진다는 <구토지설>, 그리고 인간을 위해 제우스를 속이고 불을 훔친 죄로 코카서스 산에 쇠사슬로 묶여, 날마다 낮에는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나 밤에는 그의 간은 되살아나서 영원히 고통을 겪는다는 프로메테우스의 신화를 결합하여 우의적으로 표현한 시다.

궁지에 몰려서도 슬기롭게 자기의 ‘간’을 지킨 토끼와, 죄 아닌 죄를 짓고서 속죄양이 될 수밖에 없었던 프로메테우스. 윤동주는 식민지 시대를 살면서 생명과도 같은 인간의 존엄성과 양심을 지켜야 하는 시인으로서 바로 이 토끼와 프로메테우스를 자신과 동일시하고 있다.

<간>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프로메테우스

<무얼 먹구 사나>

1938년(22세)의 작품으로, <거짓부리>, <버선본> 등과 더불어 어린이의 순진무구한 시선을 잘 표현하고 있다.

<무얼 먹구 사나>
바닷가 사람,/ 물고기 잡어 먹구살구,//
산꼴에 사람/ 감자 구어 먹구살구,//
별나라 사람/ 무얼 먹구사나

<오줌싸개 지도>

윤동주가 20세이던 1936년에 썼다고 알려진 동시이다.

선경 후정(先景後情)의 2연 구성으로 된 이 시는 일제의 잔혹한 수탈로 인해 완전히 파괴되어 버린 어느 가정의 비극사를 어린이 화자의 눈과 입을 통해 간결하게 보여 주고 있다. 표면적 의미로만 보면 작품 속의 어린 형제들은 고아이다. 어린 화자는 어느 날 아침, 동생이 요에다 그린 ‘오줌싸개 지도’를 빨랫줄에 널면서 그것은 간밤에 동생이, 죽은 엄마가 가 있는 별나라나 또는 아빠가 돈 벌러 간 만주 땅을 그린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그러나 그 장난스러운 상상 속에는 우리 민족의 불행했던 역사의 한 단면이 나타나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그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게 만들고 있다.

<오줌싸개 지도>
빨래줄에 걸어논/ 요에다 그린 지도/ 지난 밤에 내 동생/ 오줌싸 그린 지도/ 꿈에 가본 엄마 계신/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간 아빠 계신/ 만주땅 지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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