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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테마 40. 김유정

2014. 7. 3. by 솜글

김유정의 생애

어린 시절

청풍(淸風) 김유정(金裕貞, 1908~1937)은 당시 지명으로 강원도 춘천의 실레 마을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난다. 일곱째라고는 하지만 위로는 형 하나를 빼면 모두 누나들이었다. 그의 집안은 지주였기 때문에 살림이 넉넉했다고 한다.

김유정이 태어날 무렵 나라 곳곳에서는 의병 부대가 일어났었는데, 김유정이 살던 실레 마을에도 춘천 의병진의 후방 기지가 있었다. 어릴 적 본 의병들의 모습은 훗날 김유정이 작품에서 소작농, 유랑민, 노동자, 실업자, 거지 등 다양하고 생생한 하층 계급 인물을 창조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1913(6)에는 가족 모두가 현금과 토지를 정리하고 서울 종로구의 1백여 칸까지 큰 집으로 이사한다. 그런데 이 무렵 어머니가 병으로 죽고, 3년 뒤인 1917(10)에는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난다. 삽시간에 실질적 가장이 된 그의 형 유근은 운니동 집을 처분하고 관철동으로 이사했다. 어린 김유정은 저녁마다 종로 우미관에서 들려오는 나팔 소리를 들으며 죽은 어머니를 그리워하였으나 형 유근은 선친의 재산을 주색잡기로 탕진하느라 동생에게 마음을 쓰지 않았고, 김유정은 우울한 소년기를 보내야 했다. 어머니에 대한 그의 남다른 그리움은 훗날 연상의 여인 박녹주에 대한 짝사랑으로 나타난다.

짝사랑과 방랑

1929(22) 연희전문학교에 들어간 김유정은 기생 박녹주에게 막무가내로 연애편지를 보내지만, 그녀는 남편이 있는 몸이라며 그를 거절한다. 김유정은 좀처럼 포기하지 않고 노골적인 호소와 협박으로 쓴 혈서까지 보냈지만 끝내 짝사랑을 이루지 못했다.

첫사랑에 실패한 데다 형 때문에 집안이 기울기까지 하자 김유정은 1930(23) 학교를 중퇴하였다. 이후 늑막염으로 고생하다가 1931(24) 고향인 실레 마을로 내려가 요양을 할뿐만 아니라 야학당을 지어 글 모르는 사람들을 가르친다. 1932(25)에는 이곳저곳 떠돌이 생활을 하며 많은 체험을 하는데, 특히 짚 주머니에 술병을 넣어 들고 다니며 농부나 광부들에게 술을 파는 들병이들을 만난 일은 훗날 창작 활동의 큰 자산이 된다.

휘문고보 2학년 시절(왼쪽)과 23세 무렵(오른쪽) / 사진 출처 : 브런치 마테호른(https://brunch.co.kr/@bookceo/44)

계몽 운동과 문학 활동

1920년대에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던 브나로드 운동이 조직화되던 시기인 1932(25), 김유정은 다시 실레 마을로 돌아가 마을 청년들을 모아 농우회를 조직하고, 이를 발전시킨 금병 의숙을 설립하여 간이 학교 인가를 받는 등 계몽 운동에 나섰다. 그러나 형의 횡포가 갈수록 심해지자 1933(26)에 조카, 형수를 데리고 서울로 와서 셋방살이를 한다.

서울로 온 김유정은 이 무렵부터 글쓰기에 매달린다. 1933(26) <산골 나그네>를 탈고하여 발표하고, 이어 <총각과 맹꽁이>를 집필하였다. 그러나 김유정은 폐결핵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그러던 중 1934(27) ‘구인회에 들어가면서 김유정의 창작은 불이 붙는다. 그는 <두꺼비>를 발표한 데 이어 <금 따는 콩밭>, <>, <만무방>, <봄봄>을 쏟아 내고, 1935(28)에는 «조선일보»«중외일보» 신춘문예에 <소낙비><노다지>가 동시에 당선되었다.

1936(29)에는 늑막염, 치질, 폐결핵 등이 악화되어 정릉 언저리의 암자에서 휴양을 한다. 그 와중에도 <산골 나그네>를 발표하고 <동백꽃>, <땡볕>, <따라지> <총각과 맹꽁이>, <슬픈 이야기> 등 많은 작품을 집필하였다. 그러나 가난 때문에 약을 제대로 쓰지 못해 건강이 악화되고, 고통 때문에 아편을 진통제로 쓰기까지 했다.

어찌 보면 김유정에게 있어 소설은 형의 음주벽, 실패한 짝사랑, 어른이 되어서도 독립할 수 없는 처지, 암울한 시대 상황, 폐결핵 선고 등에 기인한 정신적 고립감으로부터의 도피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을 써 내면서도 그는 같은 병을 앓던 이상과 만나 동반 자살을 모의하기도 한다. 그러던 중 1937(30), 김유정은 누이의 집에서 삶을 마감한다. 이상 역시 20여 일 뒤 도쿄에서 김유정의 뒤를 따랐다.

김유정 문학의 특징

김유정은 구인회에 가입하면서부터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쳤지만, ‘구인회의 모더니즘적 도시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1936(29), 한 잡지에서 새로운 문학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 시대의 풍상을 그리는 것이라고 답한다. 그가 주목한 이 시대의 풍상은 가난과 유랑의 문제였다. 때문에 그는 가난에 묶여 신음하는 민중, 그리고 어느 한 곳에 뿌리 내리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도는 인간 유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녀 내는 것이다.

특유의 토속적이고 질퍽한 어휘, 유머와 풍자를 통해 지극히 평범한 농촌의 일상사를 소설 속에 해학적으로 그려내는 것 역시 김유정 문학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경향은 우리 문학의 조류 중 하나인 웃음 속 눈물의 혈맥을 이었다는 점에서 높은 의의를 가진다.

김유정의 소설

<산골 나그네>

1933(26) 탈고하여 1936(29) 발표한 작품이다. 김유정 작품의 특질인 해학성이 별로 없어서인지 흥미가 덜하고 극적 전개에도 다소 무리가 있는 등 완벽한 단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미숙한 초기 작품이지만 토착적인 우리말의 적절한 구사, 풍부한 어휘, 그리고 분위기 전달 능력 등 농촌 소설의 전형을 묘사하는 여러 가지 김유정만의 미덕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산골 나그네>
덕돌이는 홀어머니와 산골 주막에 살고 있다. 어느 날 밤 열아홉 밖에 안 된 젊은 여인이 주막에 들게 된다. 남편 없고 몸 붙일 곳 없다는 그 여인을 덕돌 어머니는 며칠 더 머물도록 하고, 젊은 여인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주막을 찾은 술꾼들 덕분에 덕돌 어머니는 모처럼 돈푼을 좀 모은다.
덕돌 어머미는 그 나그네 여인이 은근히 자신의 아들 덕돌이의 각시가 되어 주기를 바라며 호의적으로 접근한다. 덕돌은 돈이 없어 혼사가 무산된 판이었다. 그의 어머니의 뜻대로 여인은 덕돌이와 혼례를 올리고 함께 산다.
혼인 후 더욱 기운이 솟아 열심히 일하는 덕돌은 어느 날 밤, 품안이 허술해서 더듬어 보니 아내는 간 데가 없고 혼인 때 장만해서 모셔 놓고 아끼는 인조견 새 옷도 간 곳이 없다. 모자가 함께 급히 찾아 나섰는데, 여인은 물방앗간에서 병들어 누워있던 자신의 본래 남편에게 덕돌이의 새 옷을 입히고 길을 떠난다. 남편은 옷이 크다고 투덜댔고, 여인은 갈 길을 재촉한다. 뒤에서는 덕돌이의 낯익은 음성이 들리고 있었다.

<금 따는 콩밭>

1934(27) «개벽»에 발표한 작품이다. ‘수재의 꾐에 빠져 무지하고 가난한 농민 영식이 자신의 콩밭에서 금줄을 찾으려다가 한 해 농사를 망친다는 이야기로, 김유정 소설의 현실 인식과 해학성이 잘 드러난다. 성실하게 살고자 했던 한 인간이 어리석게 유혹에 빠지는 과정을 통하여 당시 농촌 사회의 열악한 모습과 그 구조적 모순도 곁들여 제시하고 있다.

금을 따기 위해 콩밭에 뚫은 구덩이 속은 무덤 속 같은 흙내와 냉기만이 가득 찬 장소로, 당시 우리 농민들이 처한 현실의 표상이다. 그런 곳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생존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꿈을 좇는다. 주인공이 금줄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은 가난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고자 하는 생활적 욕구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일확천금의 꿈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는 것이다.

문제는 금 또는 돈이 지니는 양가성(兩價性)이다. 이 작품에서 금은 부()의 표상인 동시에 영식이 파멸로 향하는 길이다. 불행하게도 주인공은 콩밭만 망치게 되고, 더욱 불행하게도 자신의 욕망이 헛된 것이었음조차 알지 못한다. 바로 여기에 <금 따는 콩밭>의 해학성이 내포되어 있다.

<금 따는 콩밭>
영식은 수재의 말만 듣고 금을 캐기 위해 콩밭 하나를 헤집어 곡괭이질을 한다. 마름은 구덩이를 묻지 않으면 징역을 갈 줄 알라고 포악을 떤다. 그러나 기대하는 금맥은 영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초조해하는 영식 때문에 수재는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저녁도 안 먹고 드러누운 영식은 산제()를 지내기 위해 아내에게 쌀을 꿔 오도록 한다. 닭이 두 홰를 치고 나서 떡 시루를 이고 콩밭으로 향한 영식은 밭 가운데에 시루를 놓고 산신께 축원을 한다. 아내는 그 꼴을 바라보며 독이 오른다.
아내가 점심을 이고 콩밭으로 갔을 때 남편은 얼굴에 생채기가 나고 수재는 흙투성이에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내가 분통을 건드리자, 영식은 아내의 머리를 후려친다. 콩밭에서 금을 따는 숙맥도 있느냐고 비아냥거리는 아내에게 영식은 발길질을 한다.
그때, 조바심이 난 수재가 터졌네, 터졌어, 금줄 잡았어.” 하고 황토 흙을 보이며 외친다. 영식의 아내는 너무 기뻐서 고래등 같은 집까지 연상하고, 수재는 오늘 밤에 꼭 달아나리라고 생각한다.

<만무방>

1934(27) «조선일보»에 발표한 <만무방>은 아무리 땀 흘려 일해도 결국 제 살 깎아먹기가 되기 일쑤이던 1930년대 우리 농촌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만무방이란 염치없고 막 되어먹는 잡놈의 무리라는 뜻이다. 이러한 만무방적 천연덕스러움은 김유정의 다른 소설들에서도 줄곧 도둑질, 도박, 매춘 등 갖가지 비윤리적인 삶의 형태로 나타난다.

<만무방>
응칠이는 정처 없이 떠돌다가 동생 응오가 살고 있는 마을에 왔찌만 땅도, 집도, 아내도 없이 남의 집 곁방살이를 하는 신세이다. 응칠이도 본래 아내와 아들이 있었지만 살길을 찾아가 헤어지고 말았고, 이후 응칠이는 도박과 절도로 전과 4범 딱지를 달았다. 그가 응오를 찾아온 것은 혈족이 그리웠기 때문이었다.
착실한 농군인 응오는 응고개의 다락 논을 빌려 부치는데, 벼농사가 수확이 시원찮은데 그마저 도적이 들어 밤사이에 벼 포기를 잘라 간단다. 성팔이는 응칠이를 의심하는 눈치이고, 응칠이 또한 성팔이가 뒤가 구리니 설레발을 치는 게 아닌가 살핀다.
응칠이는 응오네 집에 들른다. 아우는 아내를 얻기 위해 꼬박 3년간이나 머슴을 살았는데, 두 해도 안 돼 응오의 아내는 송장같이 말랐다. 수심에 가득 찬 응오는, 형이 성팔이 이름을 들먹여도 쓰다 달다 대답이 없다.
응칠이는 밤에 담배를 사러 나갔다가 발길을 응고개 쪽으로 돌린다. 동생의 벼를 훔쳐 가는 도둑을 잡기 위해서였다.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는 참에, 과연 논둑에 희끄무레한 사람 형상이 얼씬거린다.
성필일까, 재성일까……. 응칠이는 몽둥이를 찾아들고 도적이 벼를 훔쳐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얼굴을 헝겊으로 가린 사내를 보고는 몽둥이를 휘둘렀다.
그런데 그 자는 아우 응오였다. 자기 농사를 자기가 훔쳐 먹어야 했던 것이다. 비참한 현실에 울분이 난 응칠이는 또 응오를 매타작하고, 아우를 일으켜 등에 업고는 한숨을 쉬어가며 돌아온다.

<봄봄>

1934(27) «조선일보»에 발표한 작품이다. 지주의 대리인 격인 마름이 가난과 데릴사위의 풍속을 이용해 순진한 농촌 청년을 기만하는 과정을 풍자적 수법으로 그려낸 단편이다.

<봄봄>
는 점순이와 혼인시켜 준다는 주인의 말만 믿고 37개월을 무료로 머슴살이하고 있다. 주인인 봉필에게 딸의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켜 달라고 하면, 그는 점순이의 키가 미처 자라지 않아서 성례를 시켜 줄 수 없다고 한다.
어제 화전 밭을 갈 때, 점순이는 에게 와서 밤낮 일만 할 것이냐고 따졌다. ‘는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일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오히려 장인에게 뺨을 맞게 되고, 장인을 구장 댁으로 끌고 가 혼인 문제를 결판 내려고 한다. 구장은 장인에게 빨리 성례를 시켜 주라고 하지만 장인은 점순이가 덜 컸다는 핑계를 내세운다. 그 날 밤, 뭉태는 에게 그가 세 번째 데릴사윗감이며, 재작년 시집 간 주인의 맏딸 역시 머슴 대신 데릴사위를 열 명이나 갈아치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내 될 점순에게 병신이란 말을 들은 는 일터로 나가다 말고 멍석 위에 드러눕는다. 이를 본 장인은 징역을 보내겠다고 겁을 주지만, 징역 가는 것이 병신이란 말을 듣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 는 그저 말대꾸만 한다. 화가 난 장인은 지게막대기로 의 손과 발을 마구 때린다. 점순이가 보고 있음을 의식한 는 장인의 수염을 잡아채 싸운다. 그런데 제 편을 들 줄 알았던 점숨이는 오히려 장인의 편을 든다. ‘는 그 알 수 없는 태도에 어리둥절한다.
곤욕을 치른 장인은 가을에 성례시켜 줄 테니 얼른 콩밭에나 가라며 또 에게 일을 시킨다.

<소낙비>

1935(28)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극심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본적인 도덕 윤리마저 팽개치는 농민들의 생존 양식을 희화화해 보여준 작품이다.

가난과 연관된 비정상적인 남녀 관계는 김유정 소설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소낙비>를 비롯해 그의 많은 소설 속에는 남편의 병이나 노름 밑천, , 생계 때문에 돈 몇 푼에 몸을 팔거나 술집 작부 또는 들병이로 나서는 아내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아내의 매춘을 알면서도 분노나 죄책감 없이 묵인하는 남편들도 수두룩하다.

김유정은 소설 속에서 인물들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단죄하지 않는다. 그저 이들의 행태를 유머, 아이러니, 풍자, 해학의 수법을 사용해 그려나갈 뿐이다. 그러나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장치 그 이면에 늘 짙은 우수가 깔려 있는 것 또한 김유정 소설의 특징이다.

<소낙비>
가난한 농부 춘호는 도시로 나가고 싶은 마음에 노름판에서 돈을 따 자금을 마련하려고 한다. 그러나 노름 밑천 2원이 없었다. 이 때문에 화가 난 춘호는 열아홉 살인 아내를 때리며 화풀이를 하고, 아내는 견디다 못해 돈을 구하러 나간다. 마침 소나기가 내린다.
춘호의 아내는 쇠돌 엄마네 집을 지나다가 그 집으로 들어가는 이 주사를 본다. 이 주사는 마을의 소문난 부자로, 쇠돌 엄마는 그에게 몸을 주어 비교적 넉넉하게 살고 있다. 춘호의 아내는 용기를 내어 쇠돌 엄마네 집으로 들어가서 혼자 있던 이 주사가 정을 통한 뒤 이튿날 2원을 받기로 한다.
다음 날, 춘호는 아내가 이 주사에게 가는 것을 알면서도 곱게 차려 집을 나서는 아내를 들뜬 마음으로 지켜본다.

<노다지>

1935(28) «중외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한 작품이다.

김유정의 소설 중 금을 소재로 한 작품은 <노다지>, <>, <금 따는 콩밭>의 세 편이 있다. 그는은 고향인 실레 마을에서 사금을 채취하는 것을 보았고, 떠돌이 생활 중에 충청도 예산 등지의 금광 현장에서 일한 적도 있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노다지>금쟁이의 체험적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노다지란 영어의 노 터치(no touch)’에서 온 말로, 목적하는 광물이 많이 묻혀 있는 광맥, 필요한 물건이나 이익이 많이 나오는 곳, 또는 그 물건이나 이익을 뜻한다.

<노다지>는 해학성이 약화된 대신 입체적 인물인 꽁보의 심리 변화 과정을 치열하게 묘사하고 있다. ‘꽁보는 처음에는 더펄이 금광에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것이 고마워서 누이를 소개해 줄 정도로 생각해 주지만, 막상 노다지를 발견한 후에는 오히려 그를 없애고 혼자서 노다지를 다 차지한다. 금이라는 물질 앞에서 사라지는 인간성을 꽁보의 심리 변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노다지>
한밤중에 더펄이와 꽁보는 휴광 중인 산 너머 금점에 금을 캐려고 숨어든다. 그들은 금을 캐서 일확천금을 얻으려고 하면서도 금쟁이에 대한 모멸에 가까운 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식을 가지고도 더펄이와 꽁보는 금점을 떠나지 못한다. 그래서 휴광 중인 금밭을 칠흑의 밤에 몰래 들어가 금을 훔치는 것이다.
그런데 금점 속 돌밭이 무너져 돌이 더펄이를 덮친다. 하지만 더펄이를 혼자 내버려 두고, 노다지를 손에 잡고 장벽을 기어오른다. 결국 더펄이의 형체는 보이지 않고, 꽁보는 굴 문을 나온다.

<동백꽃>

1936(27) «조광»에 발표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절정을 향해 가는 사건의 진행 과정에서 가장 핵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닭싸움이다. 닭싸움은 점순의 갈등의 표면화이면서 애증의 교차이기도 하다. 따라서 순행적 구성으로 보면 닭싸움은 전개 부분에 와야 할 사건이지만, 이것이 첫머리에 오고 그 다음에 닭싸움이 생기게 된 원인을 보여 주고 있다. 며칠 전 감자 사건으로 점순의 비위를 건드린 것이 발단이 되어 오늘의 닭싸움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동백꽃>은 이런 구성 방법으로 과거와 현재를 교묘하게 얽어 가면서 사건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인과 관계를 따라 자연스럽게 어울림으로써 인물의 성격과 행위의 동기가 밝혀지고, 사건은 필연성을 획득하게 된다.

1952년 왕문사(旺文社)에서 발행한 <동백꽃> 단행본(크기 : 126×185×20, 416)

소작인의 아들과 마름의 딸은 어울릴 수 없다는 소극적인 생각을 가진 는 아직 성적(性的)으로 미숙하다. 반면, ‘점순은 남녀의 애정에 일찍 눈을 떠 에게 관심을 보인다. 이들의 갈등은 닭싸움을 매개로 하여 점진적으로 고조되어 가다가 점순의 닭이 죽음으로써 절정을 맞게 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대립적 관계에 있던 두 사람은 화해하게 된다. 이러한 두 사춘기 남녀의 대비적 성격이 맞부딪혀서 갈등을 자아내고 희극적 분위기를 연출하게 된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닭싸움은 점순이의 심리적 갈등 관계를 드러내는 구성적 장치이다. 닭싸움을 통한 두 남녀의 대립은 자못 긴장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닭의 죽음에서 보여 주는 의 순박함과 점순의 영악함의 대비, 그에 이어지는 관능적인 행위들에 의해 긴장감이 해소되고, 독자들은 오히려 희극적인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

<동백꽃>
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기 위해 산으로 올라서려는데, 점순네 수탉이 아직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우리 닭의 면두를 다시 쪼아서 선혈이 낭자했다. 나흘 전 점순이는 울타리 엮는 내 등 뒤로 와서 굵은 감자를 내밀었었는데, ‘는 그녀의 손을 밀어 버렸다. 그때 뒤를 돌아보니, 쌔근쌔근 하고 독이 오른 점순이가 를 쳐다보더니 나중에는 눈물까지 흘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런데 다음 날, 점순이는 우리 집 씨암탉을 붙들어 놓고 때리고 있었다. 점순이는 사람들이 없으면 자기네 수탉을 몰고 와서 우리 집 수탉과 싸움을 붙이는 것이었다.
하루는 도 우리 집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이고 용을 쓸 때까지 기다려서 점순네 닭과 싸움을 붙인다. 그리고 점순이가 또 싸움을 붙일 것 같아서 닭을 가두고 놓고 나무하러 갔다. 소나무 삭정이를 따면서 나는 점순이의 목쟁이를 돌려놓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산에서 내려 오다보니 점순이가 바윗돌 틈에 동백꽃을 깔고 앉아 닭싸움을 보고 있었다. 약이 오른 는 점순네 큰 수탉을 때려였고, 점순이는 에게 달려든다. 뒤로 자빠진 는 다음부터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한 후, 노란 동백꽃 속에 함께 파묻혀 점순이의 향긋한 냄새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이때 점순이는 어머니가 부르자 겁을 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내려가고, ‘는 산 위로 내뺀다.

<땡볕>

1937(30) 발표한 작품으로, 김유정의 그 어느 작품보다 깊은 인생의 애수가 깃들어 있는 작품이다.

1930년대 후반에는 일제 식민지의 착취가 심해 농촌의 궁핍화가 극에 달했다. 농민은 모두 땅을 빼앗겨 소작농이 되었거나 이농민이 될 수밖에 없었고, 상당수의 농민이 도시로 몰려들어 토막집을 짓고 날품팔이를 하면서 살 수 밖에 없었다.<땡볕>은 바로 이러한 이농민 부부의 가난과 절망을 형상화하고 있다.

김유정은 이 작품에서 이농민 부부에 어떤 동정심이나 친근감도 강요지 않는다. 다만 가난하고 무지하고 절망적인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해학적으로 처리되므로 우리나라의 어떤 작가도 접근할 수 없는 김유정 소설의 체취를 만들어 낸다.

결국 수술을 않고 다시 아내를 지고 나오는 덕순의 행동과 이어지는 아내의 모습은 따뜻한 인간미까지 느끼게 한다. 그렇게도 아꼈던 몇 푼으로 서슴지 않고 아내에게 먹을 것을 사주는 덕순’, 그런 남편의 후사를 걱정하며 빚도 잊지 말라는 아내의 유언, 이런 내용들은 독자에게 따뜻한 부부의 정을 느끼게 한다. 그렇기에 무지에서 오는 우스꽝스러운 행동들이 선행되었을지언정, 독자는 결국 눈물을 머금게 하는 찡한 감동을 받게 된다. 해학성과 그 뒤에 숨은 애절한 눈물까지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땡볕>
덕순은 병원에 희귀병 환자를 데려 가면 병도 고쳐 주고 먹여 주고 월급까지 준다는 말에, 배가 부어 오르는 병에 걸린 아내를 지게에 지고 땡볕이 내리쬐는 날, 비탈길을 올라간다. 물어물어 대학 병원을 찾아가 기다리다가 겨우 순서가 되어 진찰을 받았는데, 의사는 간호사더러 뱃속 아기가 죽어 있으니 빨리 수술을 안 하면 산모가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 말에 덕순은 먹여주고 월급을 주지 않느냐고 물었다가 무안만 당한다.
덕순은 다시 지게에 배부른 아내를 올려놓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데, 올 때보다 그렇게 더 무거울 수가 없다. 그 동안 아내에게 잘 해주지 못한 것이 한스러워 참외를 사 주려고 하니 아내는 얼음 냉수를 먹겠다고 한다. 아내의 수많은 유언 비슷한 소리를 들으면서 덕순은 중복허리의 땡볕이 내리 쬐는 길을 힘없이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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