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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부58

'아름답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아름답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동시에, 나도 누군가에게 아름답다는 말을 직접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그렇다. 아름답다는 말은 문학작품이나 노랫말 속에서나 나온다. 멋진 풍경이나 자연 경치를 볼 때도 하고, 몇몇 유명인 중 선행을 베풀거나 대단한 업적을 가진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는 신문기사 같은 데서도 더러 쓴다. 가령 '프라하의 야경이 아름답다'라든지, '아름다운 김연아'라든지. 대상에 관계 없이, 입으로 직접 '아릅답다'고 말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것 같다. 적어도 일상에서는. 국어학적으로 '아름답다'의 어원은 분명치 않다. 학자들에 따라 이 말을 분석하는 방식이 너무도 달라서 어느 것이 더 옳다고 하기조차 난해하다. 어쨌든 현대.. 일상기록부
아버지와 카톡으로 대화한다는 것. 아빠와의 대화. 가끔 이런 빵터짐이 좋다. 언젠가는 '이런 빵터짐이 그립다'고 하겠지. 일상기록부
의문의 카카오톡 추천 친구... 9년 전에 알던 어떤 사람이 카톡에 친구 추천으로 떠서 보니, 이름은 9년 전 그대로인데 얼굴이 전혀 달랐다. 직업도 예전에 알던 그 전공이 아니다. 그땐 건축과였는데 지금은 웬 교사? 설마 하고 전화번호 백업 파일을 뒤져 예전 번호를 저장하고 동기화해 보니, 번호도 그대로이다.(심지어 이 번호는 011 번호다.) 누구냐고,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이냐고 물어도 메시지를 읽기만 할 뿐, 대답을 않는다. 이게 벌써 삼 년째. 여전히 그는 추천 친구로 뜬다. 누가 그 사람을 죽이고 대신 그 사람 신분으로 사는 걸까? 내가 스릴러를 너무 많이 봤나? 소설 '빅 픽처'를 너무 감병 깊게 읽었나? 일상기록부
노예에게는 울 시간도 권리도 없다. 노예가 노예로서의 삶에 너무 익숙해지면 놀랍게도 자신의 다리에 묶인 쇠사슬을 서로 자랑하기 시작한다. 어느 쪽의 쇠사슬이 빛나는가, 더 무거운가 등. 쇠사슬에 묶여있지 않은 자유인을 비웃기까지 한다. 하지만 노예들을 묶고 있는 것은 사실 한 줄 쇠사슬에 불과하다. 그리고 노예는 어디까지나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의 노예는, 자유인이 힘으로 정복해 어쩔 수 없이 노예가 됐다. 그들은 노예가 되더라도 결코 그 정신의 자유까지도 빼앗기지는 않았다. 그 혈통을 자랑하고 선조들이 구축한 문명의 위대함을 잊지 않은 채, 틈만 생기면 도망쳤다. 혹은 반란을 일으키거나, 노동으로 단련된 강인한 육체로 살찐 주인을 희생의 제물로 삼았다. 그러나 현대의 노예는 스스로 노예의 옷을 입고 목에 굴욕의 끈을 휘감는다. 그리.. 일상기록부
1981년 군대의 낭만 아직 3월 초의 찬바람이 거세던 어느 날 점심시간, 처장님께서 슬며시 무언가를 보라며 건네셨다. 갈색의 폴리 껍데기 소재로 된 표지에 ‘KING’이라는 금박 글자가 박힌, 언제적 물건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당시로서는 꽤 고급이었을 것 같은 노트 한 권이다. 이 노트의 정체는, 처장님께서 전역하실 적에 동료들이 저마다 한 쪽씩 남기고 싶은 말을 적어준 노트. 일명 ‘롤링 페이퍼’다. 누가 제대할 때마다 같은 소대 대원들이 이런 노트를 채워 줬다고 한다. 나쁜 놈이든 착한 놈이든, 고문관이든 인기병이든 관계없이 모두에게 만들어 주는 것이 그 소대의 관례였던 모양이다. 이 보석 같은 노트를 채우고 있는 몇몇 면을 소개한다. 처장님은 1981년, 제2337부대에서 제대하셨다. 아래쪽에 써 있는 ‘81. 7. .. 일상기록부
사람도 사랑도 조건인데 오늘 모 포털사이트 메인에 "여의사 정도면 결혼 상대 남자 조건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하냐"는 질문글이 올랐다. 몇몇 댓글이 자신의 경험을 들며 각자 생각하는 '적당한 조건'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몇 개 옮겨 적어 본다. 댓글 1 : 의사 또는 판검사 또는 지역 유지 아들 정도면 된다. 댓글 2 : 본인보다는 집안의 재산이 중요하다. 댓글 3 : 서울에 집 해 주고 사돈 차 바꿔주고, 이래저래 결혼에 25~30억 정도 쓴다더라. 댓글 4 : 유명인, 유명 연예인 정도면 되지 않겠나. 개중 누군가는 다른 '조건'들을 나열하는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일침을 놓기도 했다. 댓글 5 : 조건이 뭐가 중요한가, 사람 좋고 사랑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겠나. 사랑도 조건이다. 배우자감을 찾을 때 따지는, 사랑과 사람.. 일상기록부
무상급식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다 의무교육 무상급식에 왜 이의를 다는가 우리나라에서 무상급식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것은 2011년 여름날이었다. 당시에는 차상위 계층 학생들에게만 무상급식이 제공됐다. 그런데 야당 진영을 중심으로 모두에게 똑같이 무상급식을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당시 서울시장이던 오세훈이 서울시장직을 걸고 시민투표에 부치자고 한 것이었다. 투표율이 개표 기준율인 33.3%를 훨씬 밑돌아 결국 개표조차 안 된 채, 무상급식 조례안이 통과됐고 오 시장은 약속대로 사퇴했다. 이 싸움(?)은 너무도 황당하다. 애초에 성립되지도 않고 성립되어서도 안 되는 설전이다. 의무교육과정을 이수 중인 학생들에 대한 무상급식에는 이의의 여지가 없다. 세금이 어쩌구, 예산이 어쩌구 하는 논리가 철저히 배제돼야 한다. 왜냐하면 의무교.. 일상기록부
위기는 인간성을 드러낸다. 그 사람을 알고 싶으면 그가 무엇에 분노를 느끼는지 보라. 일본 만화 '헌터X헌터'에 나오는 말이다. 화를 내는 것은 그 이유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화를 내는 걸까 사람들은 화를 잘 내지 않는다. 아니, 두려워 한다. 화를 냄으로써 타인과의 관계에 금이 갈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고, 자신을 보는 타인의 시선이 달라질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화를 내고 나면 보통 해결해야 할 귀찮은 인간관계 상의 문제들이 발생한다. 아주 골치아프다. 그래서 웬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 않는다. 화를 냄으로써 따라오는 부수적 결과를 다 감수하느니, 가능하면 덮어두거나 참거나 체념하거나 포기한다.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가진 것이 많아지고 동시에 잃을 것도 많아진다. 화를 내는 횟수도 그만큼 줄어든다. .. 일상기록부
“너희가 공부하는 건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란다.” 과외하던 1년 반, 학교에서 근무하던 1년과 교생 시절, 미술학원과 국어학원에서 보낸 2년, 총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선생님'으로 불려 왔다. 그 기간 동안 나는 늘 현실적인 선생이었다. 지금이라도 실업계로 전학해 보면 어떻겠니? 내가 과외를 맡았던 학생 중 하나는 정말 공부를 못하는 고2 말의 말썽꾸러기였다. 이혼가정 편모슬하에서 자랐던 그 학생은 공부에 도통 소질이 없었다. 책을 읽지 않아 기본적인 국어 독해 능력이 초등학생 수준이었고, 다른 과목 역시 개선의 여지가 없었다. 물론 공부를 너무 하기 싫어한다는 점이 가장 컸다. 어려운 살림에도 아들을 4년제 대학에 보내고 싶어 했던 학생 어머니는 끝내 공부의 끈을 놓으려 하지 않으셨다. 이 학생은 연기를 하고 싶어 했다. 그 또래가 대개 그렇.. 일상기록부
그 많은 5만원권은 다 어디에 있을까 지난 2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은행 업무 보고' 회의장. 5만원권 회수율이 낮은 이유를 묻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질문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화폐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줄어 현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5022315015618621 2014에 발행된 5만원권은 10억 4천만 장, 계산하면 52조 34억 원이다. 시중 화폐 중 70%에 가깝다. 그런데 환수율은 29.7% 수준이다. 35조 원 이상이 사라졌다. 강조하건대 이건 오직 2014년만 따진 금액이다. 회수율은 갈수록 더 떨어지는 추세다. 이 와중에 한국은행은 이번 설에 5만원권 신권 120만장, 600억 원.. 일상기록부
착한 마케팅, 커즈 마케팅(코즈 마케팅) 커즈 마케팅(Cause related Marketing) 커즈 마케팅이란 커즈 마케팅(코즈 마케팅)이란 기업의 경영 활동과 사회적인 이슈를 연계시키는 마케팅 기법 중 하나로, 흔히 ‘착한 마케팅’이라고 한다. 기업이 추구하는 사익과 사회가 추구하는 공익을 동시에 얻는 마케팅이라면 모두 커즈 마케팅에 속한다. 가령 지난 세월호 사태 때 인양과 구호에 쓸 배를 제공한 모 선박 회사의 행위는 커즈 마케팅에 속한다. 최근 ‘사물 존칭 안 쓰기’에 동참하며 ‘커피 나오셨습니다’를 ‘커피 나왔습니다’로 바꾸어 말하겠다고 천명한 카페 브랜드들 역시 커즈 마케팅의 측면을 보여 주었다. 제품 자체의 장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이 제1의 마케팅, 고객의 감성적 측면을 활용하는 마케팅이 제2의 마케팅이라면 커즈 마케팅은 제3의 .. 일상기록부
세계에서 가장 큰 학교 - 칸 아카데미 인도계 미국인인 살만 칸(Salman Khan). 그는 MIT에서 학부와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치고 괜찮은 직장생활을 하던 중, 먼 곳에 사는 조카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기 위해 자신의 동영상을 유튜브(YouTube)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 강의 영상을 조카뿐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학생들이 보기 시작했고, 저마다 솔직한 피드백을 댓글로 남겼다. 어느새 구독자가 수만 명에 이르자 그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 칸은 2006년, 회사를 때려치우고 교육 봉사에 전면 나섰다. 어느 날 자녀가 그 영상으로 공부하는 것을 본 빌 게이츠(Bill Gates)가 그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칸 아카데미(Khan Academy)' 재단이 만들어졌다. 현재 칸 아카데미에는 6,000개가 넘는 주제의 무료 강의가 등록돼 있으며.. 일상기록부
정당 당원으로 입당하기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했다. 정치적 신념이 있고 정치적 상황에서 바꾸어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소신껏 지지하는 정당 또는 지지하는 후보가 속한 정당의 당원으로 정식 가입해 목소리를 내고 민주적 정치 참여에 발을 들이는 것이 민주주의의 장점 아니겠는가. 입당 방법 정당마다 입당 방법이 조금씩 다른데,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입당은 불가능하다. 아래 링크를 통해 가입 양식을 내려받은 후 입당원서를 작성해 자필로 서명하고 우편이나 팩스로 송부해야 한다. http://npad.kr/npad/?page_id=1176 매월 1,000원 이상 납부하면 권리당원으로 가입된다. 정책당원과 지역당원의 차이, 권리당원의 권리 등에 관한 내용은 당규에 모두 나와 있다. 다른 정당에 가입하고 싶을 때에는 각 .. 일상기록부
직장에서 '일을 잘한다'는 게 대체 뭘까 보호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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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40%가 "결혼 안 해도 된다"고 하는 나라 통계청이 ' '2014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재미있는 결과 중 하나는, 13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 중 38.9%가 '결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불과 2년 전인 2012년 조사에 비해 무려 5.3포인트 증가한 수치란다. 결혼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같은 응답을 한 사람이 2002년엔 27.2%, 2008년 27.7%, 2010년 30.7%였으니 말이다. 사실 이 통계조사에는 맹점이 있다. 응답자가 '13세 이상 남녀'이다 보니 이미 결혼한지 한참 지난 50, 60대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60대 이상의 경우 이 응답자는 겨우 20.8%이지만, 결혼 전후 연령인 30대에서는 50.7%다. 결혼을 할 나이가 됐거나 결혼한지 얼마 안 된 사람들 중 .. 일상기록부
사직서 내는 꿈을 꿨다. 설 연휴가 끝나가는 2월 20일 금요일, 밤 11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너무도 생생한 꿈을 꾸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꿈, 직장에 사직서를 내고 마지막 출근하는 꿈이다. 짧고도 강력한 꿈이었다. 얼마나 생생했는지, 잠에서 깬 후에도 이게 현실인지 아닌지 한참을 멍하니 생각해야 했을 만큼 강했다. 사실 나는 거의 6개월 전부터 이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나는 드물게 일을 잘하고 또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집에 일거리를 싸 오기 일쑤이다. 그만큼 업무 자체가 아주 마음에 들고 적성에도 잘 맞기 때문이다. 팀장님이나 임원들도 좋은 분들이고, 동료들도 대부분 성격이 좋다. 하지만 '일하기 싫어지게 만드는' 요인들이 자꾸.. 일상기록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