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는 항상은 아니고 가끔 그리는데, 그림 실력은 만년 제자리다. 더 자주, 더 많이 그려야 는다는데.
우선 자주 쓰는 붓과 펜들을 소개한다.
먼저 붓들.
화홍의 합성모와 아크릴용 붓 등은 프링글스 통에 꽉꽉 채워 네 통 정도 갖고 있고 새것만도 한 통이 넘는데(나는 원래 아크릴화를 즐겨 그렸다), 정작 현재 쓰는 것들은 이것들이 전부다.

위부터 화홍 500 다람쥐털 몹브러시 3호와 1호, 라파엘 903 쁘띠 그리스 12호, 에스꼬다 레세르바 휴대용 8호, 사쿠라 워터브러시 大.

먼저 화홍 500 시리즈.
이 사진은 1호다.
청설모 털이라고 하고 파는데 아무래도 합성모가 섞여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가격이 합리적이고 물을 머금는 양이 많아서 큰 그림 초벌에는 이만한 게 없다. 1호부터 7호까지 나오고 3호는 26,000원 내외, 1호는 13,000원 내외다. 다시 사라면 1호는 안 살 것 같다.

라파엘(Raphael) 903 시리즈는
다람쥐털 오벌(Oval) 붓이다. 흔히 캣츠 텅(Cat's Tongue)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가격은 2만원대 초반.
물을 덜 적시고 찍었는데 물을 적시면 붓끝이 예쁘게 모인다. 이 붓은 추천한다. 다양하게 붓질할 수 있고 함수율도 좋아서 물감을 자주 묻히지 않아도 된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라파엘 903 테스트 영상.
에스꼬다(Escoda) 콜린스키 모델인 1214(Reserva) 8호.
아마 내가 가진 붓 중 (단위당) 가장 비싼 붓일 것 같다. 영국 잭슨스 화방에서 직구로 배송비 포함 25,000원 정도에 구입했다.
천연 콜린스키는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서 사 봤는데, 비싸지만 매우 만족한다. 함수율이 좋으면서도 탄력이 좋다. 어반 스케치에는 사실상 이 한 자루면 된다.

사쿠라 워터브러시는
항상 갖고 다니지만 정작 쓰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휴대용 키트에는 늘 들어 있는, 계륵 같은 붓. 가격은 뭐.... 직구로 천원 정도 준 것 같다.

이밖에도 중국산인 아트시크릿(ArtSecret) 휴대용 10호 Mob 브러시도 갖고 있는데 도무지 손이 가질 않는다.
왜 이렇게 길쭉한지도 모르겠고... 가성비는 괜찮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직구로 만 원 정도 줬다.

에스꼬다 휴대용과 아트시크릿 휴대용 비교.
둘 다 뚜껑에 구멍이 뚫려 있어서 곰팡이를 어느 정도 예방해 준다.
휴대용 납작붓 대용으로 네일아트용 10호 붓고 하나 갖고 다닌다.
가끔 요긴하지만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다.
이번에는 펜들
흰색은 사쿠라 겔리롤을 휴대용 키트에 들어가는 길이로 짧게 잘라낸 것이다. 밖에서나 쓰니까.
라이너는 두 종류를 여러 자루 갖고 있다. 스테들러 피그먼트 라이너 0.1mm와 코픽 멀티라이너 0.05mm짜리.
실제로 굵기 차이가 확연하다.
만년필은 무려 펠리칸 제품, EF촉이다.
아마 M200정도 되는 보급형 모델일 것이다. 십여 년 전에 선물로 받아서 종종 쓰던 것인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림용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스케치용으로 많이 쓰는 모델은 아닌 듯하지만 손에 익은 것을 쓰는 맛이 있다.
누들러의 방탄잉크를 하나 장만하고 싶은데 방탄잉크는 펜촉을 부식시킬 수 있다고 해서 어떡해야 하나 싶다.
이 만년필 펜촉은 14K라고...ㅠㅠ 부식시킬 수 없단 말이오...
굵기 비교를 위한 샷.
맨 위부터 펠리칸 만년필 EF촉과 펠리칸 4001 블랙 잉크, 코픽 멀티라이너 0.05, 스테들러 피그먼트 라이너 0.1이다.
코픽과 스테들러는 물에 번지지 않고, 펠리칸 잉크는 역시 잘 번진다. 방탄 잉크... 방탄잉크가 필요해....
올 생일엔 지인 누구라도 '누들러 잉크+저렴이 만년필' 조합을 선물로 사 줬으면 좋겠네.
그치만 나의 지인들은 내 블로그를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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