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과 '평균임금'

근로자(노동자)들은 매달 급여를 받으며 일하고 있지만, 임금의 자세한 산정 기준과 활용 범위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급여가 어떻게 계산되고 무엇으로 구성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노동가치에 맞는 적정 임금을 받고 나아가 임금 관련 분쟁이 벌어졌을 때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임금 중 특히 <근로기준법> 등 관계법령에서 많이 활용되는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의 개념을 이해해 보자.

"입사 동기인데 퇴직금이 달라요"

평균임금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

먼저 아래 표를 보자. 영미와 영미친구는 똑같이 '월급 300만원'을 받기로 하고 입사해서 근로를 시작한다. 그런데 영미는 일을 잘해서 성과급을 받고 연장근로도 많이 한 덕분에 실제로는 매월 500만원을 받았고, 영미친구는 성과급을 받지 못하고 연장근로도 하지 않아 월급 300만원씩만 받았다. 

이 경우 두 사람의 통상임금은 똑같이 '월급 300만원'이지만, 평균임금은 영미가 500만원, 영미친구는 300만원으로 큰 차이가 벌어진다. 만약 두 사람이 5년 간 일하고 퇴직할 경우 영미의 퇴직금은 약 1,500만원이 되지만, 영미친구의 퇴직금은 약 900만원이 될 것이다. 왜 이런 차이가 벌어지는 걸까.

통상임금과 평균임금

통상임금은 '받기로 한 임금'

통상임금을 넓게 말하면 '노동 가치에 대한 단가'라고 할 수 있다. 근로자가 제공하는 노무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 값이다. 그런데 노동의 가치는 경력, 숙련 정도, 지식 정도 등 다양한 요인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고, 회사의 경영 사정도 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가령 '부품 1,000개 조립'이라는 노동으로 똑같이 500만원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해도, A회사에서는 월급을 300만원으로 정할 수도 있고 영세기업인 B회사에서는 250만원으로 정할 수도 있다. 따라서 통상임금은 근로자마다 다 다르다. 

 

통상임금은 쉽게 '월급'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시급으로 받고 있다면 '시간급'이, 주급으로 받고 있다면 '주급'이, 도급으로 일하고 있다면 '도급금액'이 통상임금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별 일이 없을 때 보통 받는 임금이 곧 통상임금이다. 

 

<근로기준법>에서는 통상임금을 '근로자에게 정기적, 일률적으로 소정 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금액'으로 정의하는데, 여기서 '소정(所定)'은 '정해진 내용'이라는 뜻으로, '소정근로'는 노사합의 또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개별 계약에 따라 '이만큼 일하겠다'고 정한 근로를 말한다.

평균임금은 좀 더 넓은 개념

'통상임금'이 평소에 받는 노동의 대가라면, '평균임금'은 특별한 상황에 필요한 개념이다. 통상임금보다 넓은 범위이며, 사용자로부터 받는 거의 모든 금품이 들어간다고 이해하면 쉽다. 

 

<근로기준법>에서는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할 사유가 발생한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정하고 있다. 3개월 미만으로 일했다면 전체 임금에서 전체 일수로 나누면 된다. 따라서 평균임금은 일당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평균임금은 대체로 통상임금보다 높은 금액이 산출된다. 간혹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게 산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때는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 

또 일용직근로자는 평균임금을 산출하기 어려우므로 '통상근로계수'에 따라 산정하는데, 고용노동부장관이 1개월 간 일용직근로자의 근무 비율을 고려하여 정한다.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것

일부에게만 주는 가족수당은 통상임금에서 제외

통상임금에는 기본급 외에 고정적·일률적·정기적으로 받는 금품이 들어간다. 

여기서 '일률적'이란 다소의 금액 차이는 있더라도 일정 조건에 해당하는 모든 직원에게 지급한다는 의미이다. 가령 우리 회사에서 모든 팀장에게 팀장직무수당을 예외없이 지급한다면 팀장직무수당은 통상임금이다. 박사 학위자에게 학위수당을 주는 경우, 1급 자격 소지자에게 자격수당을 주는 경우,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에게 위험수당을 주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직무수당, 직책수당·기술수당·면허수당·위험수당·벽지수당·물가수당 등과 같이 실제 근무일이나 실제 수령한 임금에 관계없이 사용자가 고정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이 모두 통상임금에 들어간다. 

 

다만 통상임금에 대한 판례는 꽤 복잡해서, 포함되지 않는 것들도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가령 매월 정근수당을 지급하되, 그달에 만근한 직원에게만 지급하는 경우 정근수당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 가족수당을 부양가족이 있는 직원에게만 주고 부양가족이 없으면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도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근로 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와 지급액이 달라지는 임금도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다른 금품들은 '평균임금'에 산입된다.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것

근로제공과 관계된 일체의 금품 대개 포함

통상임금이 아닌 것 중 사용자로부터 수령하는 다른 금품은 대개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이해하면 쉽다. 각종 상여금, 성과급 휴일근로수당,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미사용 연차유급휴가 수당, 당직수당, 명절수당 등이다. 다만 휴업수당이나 퇴직금 등 근로와 관계없이 수령하는 금품은 포함되지 않는다.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은 다음 표로 이해하면 쉽다. 만약 상여금을 연 1회 1,200만원 받았다면, 이를 12개월로 나누어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시킨다. 

퇴직금 산정 시 필요한 평균임금

앞에서 평균임금은 특정 상황 시에 산정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는 다음 금액을 산청할 때 필요하다. 특히 이중 퇴직급여는 대체로 액수가 크고 수령받는 근로자의 수도 많기 때문에 평균임금의 영향이 가장 큰 것은 퇴직금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의 경우 외에는 모두 통상임금이 기준이 된다.  

• 퇴직급여 : 주 15시간 이상,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가 퇴직 시 계속근로기간 1년마다 1개월분의 평균임금 지급
• 휴업수당 : 경영부진 등 사용자의 귀책 있는 사유로 부득이할 때 휴업하는 경우,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지급 
• 재해보상금 : 업무상재해를 입은 경우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여 지급
• 감급액 : 징계로 감봉 등의 제재를 가할 때 평균임금에서 감급하여 지급  
• 미사용 연차유급휴가 수당 : 1일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여 지급하되, 통상임금을 기준하는 것도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