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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시(奈良市)(나량 시)
8세기에 헤이조쿄(平城京)가 자리했던 고도이다. 나라 현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 도시인 동시에 고도 나라의 문화재로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역사 도시이다. 연간 관광객이 약 1,300만명에 이른다.
나라 시는 나라 시대에 헤이조쿄가 세워졌던 일본의 고도이며, 실크로드의 종착점으로서 덴표 문화를 꽃피웠던 땅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의 나라 시는 나라 현의 북부 일대를 차지한 광역시로서 나라 분지의 북단에 해당한다. 북쪽으로는 고대에는 나라야마(平城山)라 불렸던 구릉지대로 교토 부와 접하는데, 나라야마를 넘어서 야마시로 국과 이어지는 나라자카(奈良坂)는 예로부터 일본의 주요 교통로의 하나였다. 남북보다는 동서로 조금 더 넓다. 동부의 산간지, 문화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동부의 시가지대, 오사카의 위성도시로서 택지개발이 이루어진 서부 등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어 같은 나라 시 안에서도 거리 분위기나 주민들의 의식 지향에 차이가 있다.
나라 시의 역사
고대에는 지금의 나라 지역을 가리켜 소호리(添)라 불렀다. 시가지가 위치한 평탄한 지형에서 ‘나라(奈良, ‘평탄한 땅’이라는 뜻의 ‘나라시타’를 의미)’라는 도시 이름이 유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설이 유력하다. 일본서기에는 당시 조정의 관군이 초목을 밟아 울렸다는 데에서 부근의 산이 나라 산(那羅山)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고 ‘나라’라는 지명도 여기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다. 나라 시의 한자 표기는 ‘奈良’이지만, 고문서에는 ‘那羅’, ‘寧楽’, ‘平城’ 등으로 표기된 경우도 있다(읽는 법은 모두 똑같다).
원래의 도시인 헤이조쿄는 당나라의 수도 장안(현재의 시안)을 모방한 것이었다. 지금의 시역(市域) 주변이 일본 역사의 무대로 등장하게 된 것은 710년에 수도를 후지와라쿄(藤原京)에서 헤이조쿄(平城京)로 옮기면서부터의 일이다. 그 뒤 일부 단기간의 천도 기간을 제외하고, 나가오카쿄(長岡京)로 옮기게 되는 784년까지 이 땅은 일본의 중심지였으며, 이 시대를 나라 시대라고도 부른다.
에도 시대에는 나라부교(奈良奉行)가 설치되어 에도 막부(江戶幕府)의 직접지배를 받았는데, 이 시대의 분위기는 나라마치(奈良町)라는 지역에서 엿볼 수 있다. 전쟁 중에도 교토처럼 대규모 공습을 피한 덕분에 많은 문화유산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현대에 현 정부의 소재지로써 나라는 지역의 상업과 행정 중심지로 발전하였다. 도시는 공식적으로 1898년 2월 1일에 성립되었다.
히무로 신사(氷室神社)
벚꽃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명소 중의 명소다. 얼음 보관 신을 모시는 신사로, 5월에 얼음 축제(献氷祭)가 열리는데 잉어나 도미를 넣어 얼음기둥을 만들어 신전에 올린다. 입구에 있는 큰 수양 벚나무는 100년 정도 된 나무로 나라에서 가장 먼저 꽃이 피는 나무라고 한다. 빨간 턱받이를 한 귀여운 고마이누(狛犬) 상도 만날 수 있다.
고마이누 신사(神社) 주위나 참배하는 길옆에 놓여 있으며 사심(邪心) 있는 자들을 감시하는 괴수의 총칭이다. 이집트의 스핑크스가 중국을 경유해서 일본에 온 것이라고 한다. 똑같이 고마니우라 불리는 것들 중에서도, 신사에는 사자가 기원인 것과 스핑크스가 기원인 두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일설에는 뿔이 있는 것이 고마이누이고 없는 것은 사자라고 한다. 또한 뿔이 있든 없든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은 아가타(阿型), 다물고 있는 것은 운가타(吽型)라 일컬어지는데, 둘이 한 쌍으로 되어 있다.
빨간 턱받이의 의미 일본에서는 절 안에서나 길거리에서, 빨간 천이나 빨간 턱받이가 달린 석상 등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이것은 이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유산, 낙태 등으로 죽은 태아나, 어릴 때 죽은 아이들의 혼을 달래는 의미이다. 일본어로 갓난아기를 아카짱(赤ちゃん)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붉을 적(赤) 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붉은 색 턱받이를 둘러 놓는 것이다.
입장료 0￥ 팁 신사를 나와 50m 정도 가면 오쿠무라 기념관(奥村記念館) 1층에 나라현 관광안내센터가 있어 화장실를 쓰거나 목을 축일 수 있다.
나라공원(奈良公園)
고후쿠사(興福寺) 부근에서부터 와카구사산(若草山)에 걸쳐 있는 넓은 지역에 있다. 동서 4㎞·남북 2㎞의 대공원으로 도다이사(東大寺)·가스가타이샤(春日大社) 등 세계문화유산과 나라국립박물관, 나라현립미술관, 사슴공원 등도 함께 볼 수 있다.
나라국립박물관은 메이지시대의 건물인 본관과 근대적 건물인 신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894년에 세워진 본관 건물은 그 자체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 1,200여 점의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불교미술 관련 작품이어서 일본 불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울창한 수목과 잔디밭에서 떼지어 노니는 1,200마리의 사슴들이 그림 같은 경관을 만들어내며, 봄가을의 경치가 특히 아름다워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주소 Nara, Nara Prefecture 운영시간 24시간 입장료 0￥ 팁 입구에서 150엔짜리 센베 과자를 사서 들어가면 사슴들이 가까이 온다.
동대사(東大寺, 도다이사)
남도(南都) 7대사 중 하나로 745년에 쇼무 왕(聖武王)의 발원으로 로벤(良弁)이 창건하였다. 본존인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은 속칭 나라 대불(大佛)이라고 한다.
일본 삼계단(三戒壇)의 하나로서 중요시되고, 헤이안시대를 통하여 고후쿠지(興福寺)와 더불어 일본 불교계의 지도적 위치에 있었다.
동대사는 율령체제를 도입한 후 천황의 권력이 마침내 천하를 호령할 정도로 강력해졌던 쇼무 천황 때 만들어졌다. 쇼무 천황은 불법의 세계를 이 땅에 완벽히 구현하고자 하는 이상을 가지고 도다이지 건립과 대불(大佛, 다이부쓰) 조성을 명했는데, 이는 또한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위한 포석이기도 했다. 막대한 인력과 자금이 필요한 일이었고, 뛰어난 건축술과 불상 주조 기술도 불가결했다. 이 과정에서 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국가 신료들의 통합을 노렸을 것이다.
사역(寺域)이 넓어 당우(堂宇)가 흩어져 있지만, 중심인 대불전, 즉 금당(金堂)은 에도 시대에 재건된 것으로서 높이 47.5m나 되는 세계 최대의 목조건물이다.
주소 406-1 Zoshicho, Nara 운영시간 07:30-17:30 입장료 500￥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
13세기에 조각가 운케이와 가이케이가 만든 작품을 복원한 것으로, 일본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목조상으로 뽑힌다. 운케이와 가이케이가 이 조각상을 만들 당시 완성하는데 겨우 두 달이 걸렸다고 한다. 높이는 약 8.5m이다.
대불전 외부
대불전 중문이 나오면 중문을 바라보고 왼쪽 끝으로 가서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다. 중문 뒤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비로자나불이 있는 대불전(大仏殿)이 있다.
대불전 앞에는 국보인 금동팔각등롱(金銅八角燈籠, 핫카쿠토로)가 있는데, 동대사 창건 당시 만들어져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유적이다. 높이는 4.6m이다. 자세히 보면 등록 몸체 4면에 악기를 연주하는 음성보살이, 나머지 4면에는 문비와 당사자가 새겨져 있다.
대불전을 바라보고 우측면에는 빈주루존자(賓頭盧尊者, 빈두로파라타) 상이 있다. 빈두로파라타는 치료의 불상(약사여래)로 불려 왼손에 약통을 들고 있다. 자신이 아픈 분위와 같은 곳을 문지르면 낫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불상 밑에 있는 봉납통에 원하는 금액만큼 헌봉할 수 있다. 부처의 16제자 중 하나인 빈주루존자는 흰 머리에 긴 눈썹을 가졌는데, ‘빈두로’가 이름이고 ‘파라타’가 성에 해당된다. 에도 시대 목조 양식으로 만들어졌다.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
대불전 안에 있는 비로자나불(대불상)은 앉은키가 무려 16m, 무게가 350톤에 달하는 일본 최대 불상이다. 손바닥 길이가 3.7m, 가운뎃손가락은 1.3m라고 하며 위에 사람이 16명이나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한쪽에 손바닥만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것도 있으니 실감할 수 있다.
대불 제작은 결코 쉽지 않았다. 사전작업인 용광로 조성이나 모형제작, 불상에 들어가는 금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동대사 건립 과정의 어려운 일들을 숱하게 해결한 행기(行基) 스님은 도래인 집안 출신인데, 본래 왕인을 조상으로 하는 일족이었다고 한다. 행기 스님은 민중불교를 전파하며 활동하였는데 매우 신망이 높았고, 당시 정부가 도다이지와 대불 건립에 필요한 기부금 모금을 행기 스님에게 맡겨 원만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쇼무천황, 료벤스님, 보리 스님과 함께 동대사 4성(聖)으로 추앙받았다.
동대사 곳곳에는 행기스님 뿐 아니라 다양한 도래인들의 손길이 묻어 있는데, 건축, 주조, 토목 등의 기술을 가진 외국 기술자들이 대규모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멸망한 백제 박사들의 후예였다.
백제왕족으로 알려진 경복(敬福)은 동대사 대불 도금에 필요한 황금 900량을 조달하였는데, 그의 조부가 바로 백제 의자왕의 아들로 백제 멸망 후 일본으로 온 선광(善光)으로, ‘백제왕(百濟王)’ 씨의 시조이다.
752년 4월 9일에 완성된 동대사 대불 앞에는 1만여 명의 참배객이 모여들었고, 개안공양(開眼供養, 불상에 눈을 그려 넣는 의식)에는 신라와 발해가 1000여 명의 사절단을 파견했다고 한다. 한반도에서 불교가 전래된 지 꼭 200년 되는 해였다.
여의륜관음상, 허공장보살상
비로자나물 양 옆에는 손 모양이 다른 불상 두 개가 있는데, 마주본 상태에서 왼쪽은 여의륜관음상, 오른쪽은 허공장보살상이다. 여의륜보살은 고통을 덜어주고 세간과 출세간의 이익을 베푸는 보살로 알려 있으며, 허공장보살은 지혜와 자비를 무한히 베푸는 보살로 두뇌를 예리하게 하고 기억력을 좋게 한다고 한다. 둘 다 비로자나불 못지않은 거대한 협시불들이지만 목조로 제작되었으며 에도시대 작품이다.
또 대불전 안에는 권물(巻物)과 붓을 든 광목천왕상(広目天王像), 보봉(宝棒)과 보탑(宝塔)을 든 다문천왕상(多聞天王像)도 있다. 둘 다 에도시대 것이다. 사천왕 중 둘의 상만 남아 있고, 나머지 둘은 대불전 화재 때 불타고 남은 머리만 따로 전시돼 있다. 실제 머리 길이만 해도 각각 3m 가량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대불전 안에는 대불전의 재건 당시 모형들도 있어 과거의 모습을 보여 준다. 또 하나의 재미는 기둥 뚫린 구멍인데, 비로자나불의 콧구멍 크기와 같다고 하는 이 구멍을 한 번에 통과하면 극락왕생하고 소원 성취를 하게 해 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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