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에서 라리가 파이널 라운드 직관

여행 기간 중 첫 날이 프리메라리가 2014-2015 시즌 마지막 경기 일이었다. 

이것 때문에 바르셀로나로 들어갈지 마드리드로 들어갈지를 정해야 했었는데, 비행기 티켓을 끊을 당시에는 레알마드리드가 FC바르셀로나보다 어쩐지 앞서 가는 추세였고 우리는 마드리드 in을 하는 어마어마한 실수를 하고 말았다. 우승은 FC 바르셀로나였으니까.
여하튼 이날(2015년 5월 22일 토요일) 경기는 이미 우승과 준우승이 결정된 채 펼쳐지는 Macth 38, 즉 마지막 경기였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에스타디오 베르나베우 찾아가기

경기가 열리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Estadio Santiago Bernabeu)는 지하철 Bernabeu 역으로 가면 찾아가기 쉬운데, 나는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 관람을 마치고 가느라 시내버스를 탔다.
미술관에서 시벨레스 광장(Plaza de Cibeles) 쪽으로 올라와서 광장을 지나 조금만 더 걸으면 Cibeles - Recoletos 정류장이 나오는데, 여기서 27번이나 150번 버스를 타면 된다.

 

구글 맵상에서 정류장 위치는 여기고,

 

정류장은 아래 사진처럼 생겼다.(구글 로드맵 펌)
여기서 27번이나 150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 경기가 있는 날은 시내 어디에서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으니 붙잡고 물어보면 잘 가르쳐 준다.
12개 정류장만 가면 Bernabeu 정류장에서 내릴 수 있고, 버스에서는 한 20분만 있으면 된다. 사람이 너무 많으니(70% 이상이 경기장 가는 사람들) 앉아서 가는 건 포기해야 한다.

 

버스정류장 가는 길에 만난 2층 상점에서는 Las Meninas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형상화한 마네킹들을 세워 두고 있었다. 스페인 곳곳에서 벨라스케스의 흔적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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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입장

버스에서 내려 사람들 따라 걸으니 경기장이 금세 보인다.

 

아이구, 크다. 카메라가 도저히 다 담아내질 못할 만큼.

 

티켓을 찾아 입장 대기 줄에 서 있는 동안 한 컷.

인터넷으로 예매한 티켓 찾기는 너~무 힘들다!
우리는 당연히 미리 티켓을 예매해 갔는데, 결제를 마치면 티켓을 지금 출력하겠느냐, 아니면 경기장에서 실물로 찾겠느냐를 묻는다. 전자를 택하면 프린트한 것이 티켓이 되며 현장에서는 다른 티켓으로 교환해 주지 않는다.
우리는 당연히 진짜 티켓(?)을 원했기 때문에 메일로 온 확인증만 찾아갔는데, 이게 실수였다.
실물로 티켓을 교환하는 장소는 찾아가기도 어렵고, 안전요원이나 직원들에게 물어 봐도 어디서 바꿔야 하는지 잘 모른다!ㅠㅠ
거의 20분을 묻고 헤매고 걷고 하며 경기장 둘레를 한 바퀴 가까이 돌고 나서야 실물로 교환할 수 있었다.
다시 경기를 보러 간다면 그냥 프린트해 가련다... 그깟 실물 티켓, 먹지도 못하는 걸 얻다 쓴다고 이 고생을 한단 말인가...

 

갖은 수난 끝에 무사히 입장. 경기장 건물 안에 있는 매점에서 콜라나 팝콘 등을 파니까 사 가지고 들어가고 된다.

엄청 고생해서 찾은 실물 티켓도 기념으로 사진 한 방 남기고...

아직 경기 시간이 좀 남아서 자리가 많이 비어 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8만 석 이상을 보유하고 있음... 
층마다 객석의 높이가 다르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자리에서 보아도 경기가 아주 잘 보인다. 우리는 예매전쟁 때문에 골대 뒤쪽에 앉았는데, 저쪽 골문 앞 플레이도 잘 보였다. 
다만 경사가 너무 높아서... 떨어질 것 같아서 무섭다ㅠㅠ
물론 떨어지진 않는다. (정색)

몸 풀러 나오는 선수들.

레알마드리드 팀과

 

원정 온 헤타페 선수들도 나와 슬렁슬렁 몸을 푼다.

귀요미들.

괜히 파노라마도 한 장 찍어 본다.

 

선발 명단 발표.
한 명씩 전광판에 띄워 주고, 장내 아나운서(?)가 신명나는 목소리로 선수를 소개한다.
맨 마지막에 아나운서가 선수의 이름을 말하면 사람들 모두가 성을 외친다. 아나운서가 ‘하메~스!’ 하면 관객은 ‘로드리게즈!!!!’ 하고 외치는 식으로.
요건 홈팀 선수들에게만 하는 서비스(?)이고, 원정 온 팀 선수들 이름은 안 외쳐 준다ㅠㅠ 치사해.

헤타페 선수들이 입장하고,

레알 선수들도 입장. 어디서나 눈에 띄는 마르셀루;;;;

라리가 준우승컵 등장.

 

아이고 신났네. 
하지만 그렇게 신명나지 않아 보이는 건 나뿐만이 아니겠지.

선수들은 별로 관심 없어 뵈는데... 어쨌든 방송 카메라도 오고 사진도 찍고 할 건 다 한다.
역시 어디서나 눈에 띄는 마르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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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경기 시작. 어째 내 카메라는 호날두와 토니만 따라다니는 것 같다. 내 평생 호날두를 다 보다니.

 

고별전이네 아니네, 은퇴를 하네 이적을 하네 말 많았던 카시야스. 
45분 간 내 앞을 지켜주었다. 좋은 자리를 예매하고 싶었지만 광클에도 소용없었다....ㅠㅠ 그래도 내 평생 카시야스를 보다니. (지나고 보니 이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카시야스의 마지막 공식 경기였다.)

 

금세 골이 터진다. 저기요, 아직 전반 13분인데... 

 

첫 골은 당연히(??) 호날두고요... 초깔끔하게 마르셀로 어시 받아쳐서 헤딩으로 넣음. 

 

골을 넣어도 무덤덤... 대충대충... 설렁설렁...
야, 좀 열정적으로 뛰어 보란 말이야 이것들아... 지구 반대편에서 니들 보러 왔다구. 

 

호날두의 단단한 몸은 멀리서도 충분히 느껴진다. 
내 스페인 전역에서 너의 사진이 보일 때마다 행복했지... 

 

십 분만에 금세 한 골 따라잡힌다. 중거리로 시원하게 들어감. 

너무 좋아하는 헤타페 선수들ㅠㅠ 
이러고 또 금방 한 골 더 넣음... 

그리고 금방 또 프리킥으로 한 골 넣는 호날두. 이다음에 치차리토가 얻은 패널티킥으로 연달아 또 넣었다.
홈팀 선수가 골을 넣으면 이렇게 전광판에 사진도 띄워주고, 또 아나운서가 ‘어쩌구저쩌구 크리스티아누~~’ 하면 사람들이 ‘호날두!!’ 하고 외쳐준다. 물론 원정팀은 이런 서비스 없다. 정말 치사해. 

꼬마 호날두, 하메스 로드리게즈도 한 컷 담아 준다. 이날 아마 한 골 넣었던가. 
참 잘생겼더라. 레알마드리드가 선수를 얼굴 보고 영입한다는 건 농담이 아닐 것이다. 

 

후반에 호날두는 들어가고, 경기는 7:3으로 마무리. 점수만 봐도 얼마나 치열하지 않은, 그저 그런 싸움이었는지를 실감할 수 있으리라... 마르셀로도 치차리토로 헤세 로드리게즈도 하메스 로드리게즈도 넣었다ㅋㅋㅋㅋ 세상에 골 대잔치. 
내가 왜 마드리드로 들어왔을꼬, 바보 같이... 
카시야스 움직임이 확실히 대충대충이었다. 기대했는데 크게 감흥 없는 경기임에는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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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베르나베우

집에 가는 길도 전쟁이다. 엄청난 인파.

 

정신없는 와중에도 기념으로 야간 경기장 외관 몇 컷 남겼다.

 

숨조차 쉴 수 없었던, 오전 8시 신도림역을 방불케 했던 지하철... 다시 가 볼 일이 있을까.

 

레알마드리드 CF 홈구장에서 프리메라리가 마지막 경기 관람하기, 끝.
엘클라시코 한 번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