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텐부르크 오브 데 타우버의 장크트 야곱 교회의 자랑은 2층에 있는, 독일 최고의 조각가 틸만 리멘슈나이더(Tilman Riemenschneider)가 1500~1505년 성혈제단(Heiligblut-Altar)에 보리수 나무로 조각한 <최후의 만찬>이다. 로텐부르크뿐만 아니라 밤베르크, 뷔르츠부르크 등 독일 곳곳의 교회에서 리멘슈나이더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최후의 만찬> 조각은 특히 섬세한 묘사가 뛰어나다. 전형적인 '최후의 만찬'과 달리 중심 인물로 유다를 둔 것이 독특하다. 특히 두 천사가 받치고 있는 십자가에 성혈, 즉 그리스도의 피가 들어 있다고 전해지는 수정캡슐이 박혀 있어서 더 유명하다.
작품 특징
로텐부르크 시의회는 1501년 리멘슈나이더에게 성혈제단의 레타벨(Retabel, 제안 중앙의 세 폭 화면) 부분 조각을 주문하고, 리멘슈나이더는 제단 형태를 전체적으로 고딕 양식의 교회 분위기에 어울리게 디자인하였다. 특히 중앙 패널의 역 T자형 모습은 고딕 특유의 수직적 상승감을 더해준다. 그는 3개 패널에 그리스도의 수난을 세 장면으로 묘사했는데 왼쪽부터 예루살렘 입성, 최후의 만찬,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이다. 좌우 날개는 부조로, 중앙면은 3/4 정도의 환조로 입체감 있게 새겼다.
이 작품에는 두 가지 혁신이 녹아들어 있다.
첫째로, 만찬 장면의 배경 부분을 투각으로 도려낸 후 그 자리에 창을 설치해
화면의 공간을실제로 만찬이 일어나는 곳과 같은 효과를 만들었다. 빛의 밝기에 따라 화면의 인물들은 입체감을 갖게 되고, 관람자들은 변화하는 햇빛 강도에 따라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읽어낼 수 있다.
둘째로,예수와 유다의 위치 배열이 특징적이다.
전통적으로 최후의 만찬 도상에서는 가운데에 예수가 앉고 그 좌우에 제자들이 앉아 있는 대칭적인 배치를 취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화면 중앙에 배신자 유다가 서 있고 예수는 화면 왼쪽 좁은 공간에 여섯 명의 제자그룹과 함께 있다. 이러한 배열은 완전히 새로운 구성이다.
리멘슈나이더는 수난을 앞둔 예수가 돈주머니를 움켜쥔 유다에게 떡을 주며 눈을 맞추는 순간 유다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낮에 작품 전체를 비추던 햇빛은 석양 무렵이면 가운데에 서 있는 유다에게 집중적으로 비쳐지고, 작자의 의도를 배가해 준다.
틸만 리멘슈나이더(Tilman Riemenschneider, 1460~1531) 뷔르츠부르크 출신의 독일을 대표하는 조각가이다. 생전에 ‘명장 틸’(Meister Til)이란 애칭으로 불렸다고 한다. 후기고딕에서 르네상스로 전환되는 시기에 활동했다. 동전제조 장인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18세 무렵부터 조각가의 길을 걸었으며, 뷔르츠부르크에서 배우다가 스트라스부르, 울름 등에서 배우는 동안 플랑드르 리얼리즘 및 후기 고딕 양식의 영향을 받았다. 틸만의 자화상
당시 독일에서는 회화보다는 조각을 선호했는데, 리멘슈나이더는 특히 목조 제단 작품을 많이 남겼다. 채색과 금박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동시대 작가들의 제단들이 성상 파괴 운동(Bildersturm) 당시 대부분 파괴되었지만, 독일 전통의 보리수 나무(Lindenholz)를 사용해 나뭇결과 재료의 질감, 색채를 살리며 검소하고 소박하게 표현된 그의 작품들은 종교개혁과 반종교개혁 모두에게 애초되어 오늘날까지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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