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 톨레도를 당일치기로 여행하고 마드리드 시내 관광에 축구 보고 투우 보고... 알차게 마드리드 일정을 모두 마친 스페인 여행 4일째 아침, 세비야로 이동했다.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이동할 때는 흔히 렌페(Renfe) 기차를 이용하는데, 편도로 2시간 20분 걸린다. 마드리드 시내에서 지하철 타고 1호선 Atocha Renfe 역에 가면 기차를 탈 수 있다.
아토차 렌페 역에서 기차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아침밥을 못 먹어서 구내 매점 같은 곳에서 식사를 때우기로 했다.
사람이 너무 많고 우왕좌왕하는 데다 직원이 영어를 못 알아들어서 곤란했는데, 친절한 마드리드 아저씨가 주문을 도와줬다. 뭐 먹겠냐기에 그냥 아무거나 주문해 달랬더니 아래 메뉴를 주문해 줬다. 대충 뜨거운 크로와상에 커피, 음료가 포함된 세트다. 5유로라니, 싸고 좋네.
그런데 생각보다 빵이 엄청 실하다. 기차 구내매점에서 파는 게 이렇게 퀄리티 좋고 맛있다니.
하몽이랑 치즈 끼운, 완전 맛있는 크로와상...
빵이랑 쥬스만 후딱 먹고 얼른 커피는 손에 들고 렌페에 몸을 실었다.
스페인 렌페 실내는 꽤 쾌적하고 깨끗하다. 그리고 이어폰을 무료로 나눠준다, 헐...
운임이 35유로나 해서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돈값을 하는군.
친구는 세비야에서 볼 관광지들 설명을 보는 중.
마드리드가 있는 중부에서 안달루시아, 즉 남부로 가는 장거리이기 때문에 창밖 풍경이 꽤 버라이어티하다.
이렇게 차내에서 이동경로를 계속 띄워주는데
날씨며 현재 시각, 속력도 보여 준다.
세비야는 생각보다 꽤 내륙이었군.
그렇게 도착해서 역 앞 호텔에 체크인한 다음, C1 버스 타고 관광지 인근에 내려 본격적인 세비야 관광을 시작했다.
세비야(Sevilla) 지도와 여행경로 바로가기(최적 루트 포함)
남부는 확실히 햇살이 더 뜨겁다. 여기서 바다를 건너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아프리카 대륙이다. 이곳은 마리아 루이사 공원(El Parque de Maria Luisa)이다. 본래 산텔모 궁전(Palacio de San Telmo)의 정원이었다가 1893년 세비야 시에 기증됐는데 1929년 이베르 아메리칸 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재단장하면서 공원이 된 곳이다. 세비야를 대표하는 공원이자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 중 하나로 손꼽힌다. 내부에 에르난 코르테스(Hernan Cortes)와 피사로(Pizarro)라는 십자형 산책로와 조각상, 분수대가 잘 조성돼 있다. 공원 내 아메리카 광장에 세비야 고고학 박물관이 있어 구석기시대부터 중세에 이르는 유물을 볼 수 있으며, 콜럼버스의 1492년 항해를 기념하여 세운 500주년 기념탑이 있다.
정원이었다가 공원이 된 곳이어서, 그냥 공원이라고 하기엔 수풀과 연못이 꽤나 아름답게 잘 어우러져 있다. 집앞에 이런 공원이 있다고 상상해 본다면, 얼마나 이곳이 아름다운 명소인지 와 닿을 듯.
한참 구경하니 저쪽에서 웬 마차가 오는데
관광지를 실어 구경시켜 주는 마차였구나. 타고 싶지만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가볍게 패스.
햇살도 완전 예쁘고
나무들과 풀은 더 예쁘다.
조금만 걸으면 세비야 예술·풍습 박물관(Museo de Artes y Costumbres Populares)이 등장한다. 공원 안에 있어서 찾기 쉽다.
1973년 개관했는데 1914년에 지어진 ‘파빌리온 무데하르’(Pabellón Mudéjar)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파빌리온 무데하르는 이름처럼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건축 양식이 한데 결합된 신 무데하르 양식의 건축물로 건축가 아니발 곤잘레스(Aníbal González)가 설계한 것이다.
이 박물관에서는 16~19세기에 스페인 전역에서 제작된 예술품과 스페인 민중들이 쓰던 생활용품들을 드넓은 공간에 전시하고 있다. 작고 큰 부채들과 인형, 왕관, 스페인 기타(Spanish guitar) 그리고 외출복·제의(祭衣)·사제복 등 각종 의상들이 진열되어 있다. 이밖에 금은 세공품, 각종 가구류, 도자기, 식기류 등도 볼 수 있다. 입장료는 1.5유로로 매우 저렴한데, 관람객이 별로 없어서 한산하게 둘러볼 수 있다. 건물도 완전 예쁘고 섬세하다.
건물을 빙 둘러 이런 예쁜 꽃들이 가득 가꾸어져 있어서 기념사진도 엄청 많이 찍었다.
예쁘다, 마치 나처럼?;;
사진으로 다 담기지 않는다. 이건 실물로 봐야 한다. 빨강과 노랑의 조화가 마치 스페인의 정열 그 자체를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뜨겁고 강렬한 햇살은 덤이다. 햇볕이 워낙 좋아 뭘 찍어도 작품이다.
내부 전시공간은 대충 이런 느낌이다. 방들을 조성해서 유리로 벽을 쳐 놨고, 안에는 지역의 옛 모습을 재현한 공간이 조성돼 있다. 이 박물관은 스페인 정부가 아닌, 안달루시아 자치정부가 운영하고 있다.
이건 아마 침실이겠지.
공예품들도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보다시피 사람이 거의 없다. 완전 한산하고, 사진 찍기도 좋다.
여긴 악기를 만들던 공방을 재현해 놓은 곳.
여긴 뭐지... 제철 공방인가.
가구를 만들던 공방. 옛 붓이나 물감통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스케치는 덤.
오래된 가구도 구경할 수 있다. 저 뒤쪽 벽에 걸린 건 몰딩 장식인가 보다.
이곳은 가죽 공방.
리얼한 동물 가죽. 돼지인가 물소인가... 뭔가 가축 종류인 것 같은데.
세공품을 만드는 공방도 재현돼 있는데,
섬세한 옛 세공 도구들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 사람들은 뭐지, 공방 주인인가 기증자인가...
참고로 이 박물관의 소장품 상당수는 기증품목들이다.
이런 예쁜 세공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은을 세공할 땐 저렇게 밀랍 같은 걸로 고정해 놓고 작업했나 보다.
화려한 세공품들도 그대로 구경할 수 있고
도자기도 어찌나 예쁜지.
미술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저 감탄.
이렇게 흙으로 토기 굽는 곳도 있다.
여긴 와인 숙성고.
이것도 전시품 같지만, 의외로 앉아서 쉴 수 있는 휴게실(?)이다.
이런 의자에서 앉아 지친 다리를 쉴 수 있는 곳이 바로 예술풍습박물관이다.
조용하고 한적하게, 그리고 싼 값에 옛 세비야를 구경해 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세상에 어디서 이런 구경을 2,000원 내고 할 수 있다는 건가요!
관람을 마치고 나와 맞은편쪽에 있는 고고학 박물관(Museo Arqueologico de Sevilla)을 보려고 했지만 시간에 쫓겨 패스하기로 했다. 여기도 입장료가 1.5유로로 아주 저렴하다.
설명이라도 보태자면, 1880년에 세운 이 고고학 박물관은 초기 구석기시대부터 중세시대에 이르는 고고학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세비야는 로마, 고트족, 이슬람 시대를이어 기독교 문화의 역사적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세비야 근교의 산타폴스에는 로마의 옛 도시인 이탈리카(Italica) 유적지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탈리카에서 출토된 로마 시대의 유물, 석기 시대부터 철기시대 유물, 페니키아와 카르타고 유물 등으로 분류해 이곳에서 전시하고 있다. 바쿠스 축제 장면을 묘사한 부조가 장식된 제단을 비롯해 비너스의 대리석상, 운명의 여신 포르투나의 두상, 모자이크화 <바쿠스의 승리> 등이 전시돼 있다. 또한 경작에 사용된 각종 농사 도구, 놀이를 위한 주사위, 거울, 십자가 형태의 장신구 등도 볼 수 있다.
이제 세비야를 대표하는 대 광장, 스페인 광장으로 이동한다.
세비야에 가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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