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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밑지방재배치 수술 후기 - ① 병원 상담과 비용 산정

2014. 11. 7. by 솜글

눈밑지방재배치 수술기 - ① 병원 상담과 비용 산정

수술을 결심하다

친가 쪽 친척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눈밑지방 때문에 언젠가부터 고민이 많았다. 눈 아래가 항상 불룩하게 나와 있어 아무리 화장을 해도 피곤해 보이고, 정말 피곤한 날에는 그림자가 더 짙게 졌다. 단순히 다크서클이라면 컨실러 같은 화장품으로 커버해 볼 텐데 눈밑지방은 커버조차 되지 않는다.
10여 년 전에는 눈밑지방재배치라는 수술이 없었다. 대신 '눈밑지방제거'라는 이름의, 단순히 눈밑의 지방을 빼내는 수술만이 있었을 뿐이다. 스무살쯤이던 당시에도 수술을 알아 봤었는데, 그때 값으로 대부분 150만 원쯤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10년 후 직장인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나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다짐을 굳건히 한 채 수술을 결심했다.

병원 알아보기

인터넷에는 정말 수없이 많은 성형외과 광고가 있다. 지하철에도, 길거리에도, 신문과 라디오에도 보인다. 주요 지하철 역사 내 광고 중 성형외과 광고가 제일 많은 축에 속한다지 않은가. 블로그나 카페 글도 온통 광고 천지이다.
나는 우선 그 광고들을 중심으로 병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후기글들은 어차피 믿을 수 없다. 성형 카페에 '리얼 후기'라며 올라오는 글들도 대개 협찬이나 후기 작성 조건으로 할인 받은 사람들의 광고성 글일 뿐이기 때문이다. 일단 광고와 홍보에 돈을 들인다는 것은 그만큼 그 부위 수술 마케팅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증거이려니, 그리고 그만큼 수술 경험도 많이 있겠거니 했다. 그래서 광고가 많은 병원들부터 살펴봤다.
수술비도 중요 기준이었다. 너무 값싼 곳을 이용하는 것도 찜찜하지만 턱없이 비싼 것도 문제다.(물론 비싼 곳은 그만큼 약간의 편의를 더 제공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몇몇 성형외과에 전화를 걸어 알아낸 가격 정보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가격 정보들을 모았고, 최대 예산을 130만원으로 잡았다.
하나 더, 정말 중요한 건 눈밑지방재배치 외의 다른 수술이나 시술은 절대 받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성형외과에 가서 상담을 받다 보면 다른 시술을 곁들이로 권유받는다. 흔들리지 않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정보를 찾아볼 때에도 눈밑지방재배치 외의 정보는 쳐다도 보지 않았다. 너무 많은 종류의 수술을 광고하는 병원 정보는 전혀 수집하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눈밑지방재배치뿐이었다.

병원 상담받기

여러 가지 기준들을 바탕으로 상담 받을 병원들을 다섯 군데로 추렸다. 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 의사가 너무 늙지도 젊지도 않을 것 : 너무 나이 많은 의사는 스스로의 경험을 과신한 나머지 최신 수술 방법에 무지할 수 있고, 너무 젊은 의사는 경험과 안목이 부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물론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근데 결국 비교적 젊은 의사에게 수술받았다, 뭐지...?
  • 너무 많은 의사가 함께 운영하는 병원이 아닐 것 : 프랜차이즈 성형외과나 너무 많은 의사들이 근무하는 병원은 입소문에 비교적 둔감하고 문제를 덮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한두 명이 운영하는 병원이어야 프라이드와 '잘'하려는 절실함이 더 크지 않겠는가. 물론 이 역시 100% 주관적인 뇌피셜이다.
  • 서로 가까이에 있는 병원들일 것 : 직장인이라 시간이 많지 않으니 하루에 상담을 다 받을 수 있도록 도보 거리에 위치한 곳들로만 골랐다. 

상담 받은 곳은 총 다섯 개 병원이고, 모두 신사역과 압구정역 근처에 있었다. 심지어 한 건물 안에 있는 두 개 병원에서 상담을 받기도 했다. 각각 저마다 특징이 있었다.

병원 1 : 수술방법 자체가 인터넷 소개와 달랐다.

결막 안쪽이 아닌, 눈밑을 겉에서 바로 절개하는 방식이었다. 결막으로 걸재하는 방법은 나중에 재발하기 쉽다며 겁을 주더니, 미심쩍어 하자 원장님이 경기도 모처에서 10년 넘게 터줏대감이었던 유명 전문의라며 수술과 전혀 관계없는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의사와의 상담은 3분 남짓.

병원 2 : 이렇게 싸가지 없는 의사는 처음 봤다.

반말은 기본. 반말하면 더 실력이 있어 보일 거라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나는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예의 없는 의사는 싫다. 문제가 생기면 계속 커뮤니케이션해야 할 텐데, 대화하기 싫은 타입이라면 정말 피곤해질 테니까. 의사와의 상담은 역시 3분 남짓.

병원 3 : 친절하고 괜찮았다. 의사도, 상담실장도.

그런데 값이 너무 비쌌다. 광고와 달리 140만원이라고 했다. 인터넷에 광고한 가격은 20대에 한해 진행하는 이벤트가라고 했다. 나중에 다시 찾아봤지만 광고 어디에도 나이 제한이 있다는 말은 없었다. 나는 미끼로 현혹하며 거짓말하는 사람이 너무 싫다. 의사와의 상담은 5분 정도.

병원 4 : 예전에 친구가 쌍커풀 수술을 받았던 병원이다.

의사가 친절하고 실력이 좋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자꾸 보톡스와 애교 필러 수술을 함께 권했다. 눈밑지방재배치를 하면 눈가에 주름이 진다나. 다른 것을 권하지 않았다면 여기서 수술했을지도 모르겠다. 의사와의 상담은 10분 정도. 

병원 5 : 상담 예약한 시간에 정확히 도착했는데, 사람을 너무 기다리게 했다.

의사가 앞선 상담 환자와 상담하는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거의 40분을 기다리고서야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왜 그렇게 기다려야 했는지 알았다. 의사가 직접 수술의 개요와 방법, 과정과 부작용, 후기와 내 특징까지 모두 직접 설명해 준다. 질문을 해도 귀찮다는 내색 없이 상세히 설명해 줬다. 나 역시 상담을 거의 40분 가까이 받았다. 의사 상담 후에는 상담실장과 다시 구체적인 상담을 진행했다. 그리고 결국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용

나는 정확히 79만원에 수술을 받았다. 현금 결제, 현금영수증 미발행 조건이었다. 여기에 수술 후 1일, 2일, 3일, 7일, 10일, 30일째의 눈 부분 사진을 회당 10장 이상씩 제공한다는 조건이 더 붙었다. 사진을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이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눈썹조차 안 나와도 되는 순수 눈+눈밑 부위만 나오면 된다고 하기에 그냥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그리고 어차피 난 못난이라 내 사진 쓰지도 못할 거야, 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글입니다. 다른 곳으로 복제하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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