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 포털사이트 메인에 "여의사 정도면 결혼 상대 남자 조건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하냐"는 질문글이 올랐다. 몇몇 댓글이 자신의 경험을 들며 각자 생각하는 '적당한 조건'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몇 개 옮겨 적어 본다.
- 댓글 1 : 의사 또는 판검사 또는 지역 유지 아들 정도면 된다.
- 댓글 2 : 본인보다는 집안의 재산이 중요하다.
- 댓글 3 : 서울에 집 해 주고 사돈 차 바꿔주고, 이래저래 결혼에 25~30억 정도 쓴다더라.
- 댓글 4 : 유명인, 유명 연예인 정도면 되지 않겠나.
개중 누군가는 다른 '조건'들을 나열하는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일침을 놓기도 했다.
- 댓글 5 : 조건이 뭐가 중요한가, 사람 좋고 사랑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겠나.
사랑도 조건이다.
배우자감을 찾을 때 따지는, 사랑과 사람 외의 것들을 흔히 '조건'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학력과 학벌을 비롯해 직업, 경제적 능력, 부모님과 형제 자매들의 직업, 집안의 보유 재산 정도, 본인 명의의 부동산 규모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데 왜 사랑과 그 사람 자체는 조건이라고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사랑도 조건이고 사람도 조건인데 말이다. '사랑'이라는 조건을 중시하는 사람은 상대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조건에 안 맞기 때문이다. '키'라는 조건을 중시하는 사람은 상대가 키가 작으면 꺼리고, '몸매'를 중시하는 사람은 상대가 너무 마르거나 뚱뚱하면 싫어 한다. 이것들도 다 조건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여자 외모를 따지는 남자도 조건을 보는 것이고, 남자 돈을 보는 여자 역시 조건을 따지는 거라고 할 수 있다. 연애는 그 수많은 조건 중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이 무엇인지 정립해 나가는 과정이고, 그렇게 오랫동안 숙고해서 스스로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조건을 정리한다. 그 정리한 조건에 맞는 사람이 나타나면 결혼하면 되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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