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물감, SWC도 아닌 전문가용 물감의 저품질에 역시 실망하고 금세 다른 물감을 샀다. 맘 같아선 홀베인, 아니 윈저 앤 뉴튼이나 호라담 같은 걸 사고 싶지만 난 부자가 아니고 수채화를 언제까지 손댈지도 알 수 없으므로 저렴이를 찾아 나섰다. 그러다 찾은 것이 미젤로에서 나온 '미션' 물감, 그 중에서도 단일 안료로 만들었다는 퓨어 피그먼트(Mission Gold Class Pure Pigment) 24색이다.
15ml라서 용량이 너무 많은 게 아닌가 싶은데, 단일 안료라니 혹해서 사 버렸다. 5만원 조금 넘는 값이다. 예전에 한창 그림 그리던 시절에 미젤로는 조금 특이한 파렛트를 만들어 파는 회사 정도였는데, 어느 새 물감을 만들어 팔고 있었군.
패키지에 나름대로 신경 쓴 티가 난다.
컬러 표와 54색 만드는 법이 나와 있다. 조금 활용할 예정이다.
붉은 계열이 많은 걸 알고 있긴 했지만, 이렇게 보니 정말 많다. 이 많은 게 다 한 가지 안료로만 마들어졌다고.
차이니즈 화이트와 아이보리 블랙은 7ml이니 참고...
안료 번호는 역시나 하나에 하나씩만 써 있다. 'PY154'와 같이.
저마다 홋수와 내광성, 투명성, 스테이닝 정도가 표기돼 있다. Series는 대략 A~E로 구분되는 듯한데 시리즈별로 낱개 값이 다르다.
이 세 개는 내광성, 투명도, 스테이닝이 표기돼 있지 않다. 왜죠?;;
동봉된 색상표에는 나와 있으니 크게 관계는 없다.
퓨전 33칸 팔레트도 구입했는데
영 마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역시 싼 건 싼 값을 하는 걸까.
흰색부터 쭉쭉 짜기 시작. 나는 흰색도 가끔 활용할 생각이다.
붉은 계열이 확실히 무지하게 선명하다.
되기가 많이 된 것들도 있다.
혼색도 몇 칸 해 봤다.
그렇저럭 다 짜긴 했지만
문제는 이 녀석....
코발트 블루(Cobalt Blue) No.2다. 저렇게 분리되고, 점도가 하나도 없다...
물감마다 점도 차이가 좀 있어서 난감 당혹 황당...
문제의 코발트 블루 넘버2는 이쑤시개로 뿅뿅 공기를 좀 빼 보았지만 역부족이다.
일단 다 짜긴 했는데
대참사.....
나는 맹세코 팔레트를 기울이지 않았다. 아니, 설령 기울였다 해도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ㅠㅠ
급한 대로 공사 시작...
쓱싹쓱싹 닦아내느라 휴지 엄청 썼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보니 또 흘러 있더라... 또 닦음... 폭발 직전...
자세히 보니 순서를 좀 잘못 짰기에 붉은색 몇 개는 나이프로 떠서 잘 닦고 자리를 바꿔 줬다.
여전히 틀린 것들이 좀 있지만 크게 문제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뒀다.
그렇게 짠 최종 팔레트.
한글로 미리 만들어 둔 색상표는 이렇다. 참조.
예전에 쓰고 쳐박아 뒀던 붓통 중 하나를 꺼내 쓸만한 게 있는지 봤다.
수채붓은 별로 없네... 붓통 몇 개 더 있으니 마저 뒤져야겠다.
단일 안료라고 좋다고는 하는데 아직 발색 정도만 해 봤으니 품질을 확언하긴 어렵다.
다만 물감이 뭔가 많이 불안정한 느낌이다. 역시 오래된 제품들을 사다 쓰는 게 나으려나 싶기도 하고...
15ml니까 몇 년은 쓸 텐데 언제 다 쓰나, 하하. 이러다 또 다른 거 사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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