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여행 계획을 짜면서 꼭 먹고 오겠다고 생각했던 단 하나가 있다면, 125년 됐다는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전문점 '피터루거'의 스테이크였다. 그래서 여행 마지막 날에 요기를 넣었다. 맨해튼이 아닌 윌리엄스버그 쪽에 있어서 이동루트는 다소 불편하다. 버스 타고 한참을 가야 했다.
뭐 인터넷 보면 예약을 꼭 해야 한다는둥 예약 필수라는둥 하는데, 함께 방문한 뉴욕거주 지인은 한 번도 이집을 예약하고 온 적이 없다고;;;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데, 가다 보니 엄청 예쁜 건물이 있네.
가까이서 보니 Bank란다. 이렇게 예쁜데 은행이라니....
그렇게 피터루거가 쨘 하고 나타났다.
평일 점심이라 예약을 안 했는데 웨이팅 줄이 약간 있었다.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 벽에는 각지에서 받은 'Top Steakhouse' 인증서들이 액자로 걸려 있다.
1층엔 이런 바가 있다. 사람 얼굴은 모자이크. 초상권은 소중하니까요.
금세 자리 안내를 받았다. 메뉴판은 초평범.
다들 배가 별로 안 고프다고 해서 미디움레어 고기, 맥주, 와인을 시키고 사이드로 크림 시금치와 독일식 감자베이컨 요리(?)를 주문했다. 추천 사이드라며 꼭꼭 시키라며 웨이터님이 강조한 것으로 주문했다.
그릇도 평범. 포크도 평범.
전체적으로 이런 분위기다.
고기는 이렇게 썰려서 나오는데, 쉐프가 직접 개인용 접시에 쉐어해 준다. 적어 보이지만 이게 900g이란다. 뼈 무게도 한 몫 하겠지. 고기는 무게 단위로 주문한다.
나는 일단 요만큼 줬다. 너무 적어서 섭섭했지만 적게 먹는 것처럼 보이나 보다 하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리고 곧 이것의 3배 양을 흡입했다.
고기 구울 때 나오는 육수를 소스 삼아 먹으라며 왕스푼으로 푹푹 떠서 끼얹어 준다. 따로 왼쪽 흰색 그릇의 '피터루거 소스'라는 브라운소스도 주는데(이건 시판돼서 마트에서도 판다) 아무것도 안 찍어 먹는 게 제일 맛있다.
때깔도 곱고 맛도 곱다. 맛있다. 기대한 맛이다. 시금치는 입에 맞지 않다.
그렇게 한 상이 차려지면 이러하다.
먹기 시작.
티본 뼈 부분까지 접시에 옮겨 와서 알뜰하게 먹었다. 셋이서 900g을 시켰는데 나 혼자 500g 먹은 느낌. 괜찮아, 난 여기가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일 테니까.
나올 때 테이블 담당 웨이터 아저씨가 내일도 오고 모레도 오라며 전례 없는 엄청난 친근함을 표했지만 다시 가지 못했다. 다시 미동부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먹어야겠다.(서울에 돌아와 강남에서 '한국의 피터루거'를 표방한다는 드라이에이징 전문점에 가 봤는데, 훨씬 비싸기만 하고 맛이 다르다.)
Peter Luger Steak House
- 주소 : 178 Broadway, Brooklyn
- 영업시간 : 월-목 11:45 - 21:45, 금-토 11:45 - 22:45, 일 12:45 -21:45
'여행노트 > 미국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욕 7박 여행 일정 : ① 첫째 날~셋째 날 (5) | 2014.10.18 |
---|---|
[미국] 뉴욕 Jane의 브런치 (0) | 2014.10.07 |
[미국 자유여행] 뉴욕 여행 중 먹은 것들 (7) | 2014.09.26 |
뉴욕에서 당일치기로 혼자 여행해 본 보스턴 (3) | 2014.09.23 |
보스턴(Boston, USA) 지도와 프리덤 트레일 코스 구글맵 여행 지도 (26) | 2014.09.23 |
이 글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