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노 섬과 부라노 섬을 보고, 무려 300년 가까이 한 번도 문을 닫은 적 없다는 카페 플로리안(Caffe Florian)을 찾았다.
산마르코 광장에 있는데, 플로리안 말고도 카페가 굉장히 많다.
아직 낮이긴 하지만 조금씩 해가 지려 한다.
딱 이 시간대에 오는 게 좋다. 낮과 밤을 모두 즐길 수 있으니까.
우리는 차 마시고 야경까지 볼 작정으로 이 시간에 찾았다.
세계 '노천 카페'의 원조 격으로 불리고 바이런, 괴테, 바그너, 마르셀 프루스트 등이 즐겨 찾았았다고 한다. 과거 유일하게 여성의 출입이 허용되었던 카페였던 탓에 카사노바의 단골집이었다고.
산마르코 광장의 카페들은 저마다 오케스트라가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데, 음악 감상비 명목으로 인당 6유로를 내야 한다. 대신 자릿세는 안 받는다.(참고로 대부분의 이탈리아 카페들은 앉아서 마실 경우 자릿세가 추가돼서 음료 값이 비싸진다.)
우리는 마셔 보고 싶었던 핫초코 주문. 1인당 10.5유로이다.
음악 감상비까지 하면 16.5유로이고, 두 사람이면 33유로. 둘이 앉아서 핫초코 마시는 비용이 4만 원 돈이라니, 비싸다.
손님이 많이 없지만 이미 현악 4중주는 연주 중.
귀에 익은 클래식 위주로 공연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아저씨 완전 잘생기심.
피아노 치는 언니야도 완전 예쁘다.
주문한 핫초코가 나왔다. 돈 값 하네, 엄청 고급지게 나온다.
손잡이 달린 도자기 주전자에 든 것을 각자 잔에 따라 마시면 된다.
그런데.....
식감이 꼭....
팥죽 같네?;;;;
찐득찐득하니 정말 팥죽 같다.
맛은 쓰다. 많이 쓰다. 초코 맛 생각하면 안 된다.
하지만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처음 나왔을 때는 엄청 뜨거우니까 조심조심.
찐득함을 보여 주는 주전자 주둥이.
긁어먹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어서 꾹꾹 참는다.
맛있어... 마약 탔나.
카페쪽 전경은 대충 이렇고,
반대쪽 광장 전경도 좋다.
조금씩 날이 어두워지고
추워지더니, 순식간에 한밤중이 된다.
아, 예쁘다. 이게 산마르코 광장의 야경이구나.
참고로 저 1층 불빛들은 대부분 카페다. 다 오케스트라 연주 중.
야경 감상 중인 솜글씨.
야경 구경 중인 관광객들.
저 멀리 코레르 박물관이 보인다.
이렇게 예쁠 수가.
사실 산마르코 광장을 밤에 올 생각은 아니었는데, 야경 안 보고 가면 후회할 것 같아서 피곤을 무릅쓰고 찾은 것이었다. 안 왔으면 큰일날 뻔했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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