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알고 싶으면 그가 무엇에 분노를 느끼는지 보라.
일본 만화 '헌터X헌터'에 나오는 말이다. 화를 내는 것은 그 이유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화를 내는 걸까
사람들은 화를 잘 내지 않는다. 아니, 두려워 한다. 화를 냄으로써 타인과의 관계에 금이 갈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고, 자신을 보는 타인의 시선이 달라질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화를 내고 나면 보통 해결해야 할 귀찮은 인간관계 상의 문제들이 발생한다. 아주 골치아프다. 그래서 웬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 않는다. 화를 냄으로써 따라오는 부수적 결과를 다 감수하느니, 가능하면 덮어두거나 참거나 체념하거나 포기한다.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가진 것이 많아지고 동시에 잃을 것도 많아진다. 화를 내는 횟수도 그만큼 줄어든다. 그렇기에 다 큰 성인이 화를 낸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맥락을 뒤집어 보면, 누군가가 화를 냈다는 것은 거기에 그만한 중요한 이유가 있음을 의미한다. 누군가 화를 낸다는 것은 그 사람이 일반적인 인간관계나 부수적인 귀찮은 일들보다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위협 받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을 알고 싶으면 그 사람이 무엇에 분노를 느끼는지 보면 알 수 있다. 분노의 원인에는, 언제나 그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대체 무엇이 그 사람에게 화를 내게 할 정도의 큰 의미를 갖는지 보면 그 사람의 신념을 정확히 꿰뚫어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내게 화를 냈다면, 그 순간부터 그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 내가 그 사람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손상을 입혔기 때문이다. 물론 그 가치가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다를 수도 있다. 이해하지 못할 황당한 가치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사과해야 한다. 개인의 개성과 신념을 존중하는 것은 사회적 관계의 기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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