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계 미국인인 살만 칸(Salman Khan).
그는 MIT에서 학부와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치고 괜찮은 직장생활을 하던 중, 먼 곳에 사는 조카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기 위해 자신의 동영상을 유튜브(YouTube)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 강의 영상을 조카뿐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학생들이 보기 시작했고, 저마다 솔직한 피드백을 댓글로 남겼다. 어느새 구독자가 수만 명에 이르자 그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 칸은 2006년, 회사를 때려치우고 교육 봉사에 전면 나섰다. 어느 날 자녀가 그 영상으로 공부하는 것을 본 빌 게이츠(Bill Gates)가 그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칸 아카데미(Khan Academy)' 재단이 만들어졌다. 현재 칸 아카데미에는 6,000개가 넘는 주제의 무료 강의가 등록돼 있으며 여러 글로벌 대기업들이 후원 중이다.
칸 아카데미의 가치
엄청난 수의 접속자들이 칸 아카데미에서 공부하는 이유는 단지 이 교육 플랫폼이 '무료'이기 때문이 아니다. 무료 강의라면 이미 텔레비전이나 PC만 있으면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우리의 훌륭한 EBS 강의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 칸 아카데미는 단순히 '무료 교육'의 수준을 넘어선다.
자기주도적 학습
칸 아카데미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이끌어 낸다. 스스로의 수준에 맞는 영상을 직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립 러닝
칸 아카데미는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을 직접 실현 중이다. 플립 러닝이란 온라인으로 미리 공부한 후 오프라인에서 교수학습을 수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스스로의 수준에 맞는 영상을 직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는 교수학습법이지만 온라인 매체가 날로 발달하는 이 시대에 미래지향적 의미를 갖는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학생들을 연계하는 시스템
칸 아카데미의 가장 큰 강점은, 학습문제를 해결한 학생들의 학습량과 문제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을 이어준다는 데 있다. 가령 A라는 학생이 인수분해를 잘한다면, 인수분해를 못하는 B 학생과 연계해서 상호 주도하는 짝 학습을 가능케 한다.
교육 복지의 실현
칸 아카데미가 가진 위의 모든 지향 가치는, 모두가 학습에 성공하게 하겠다는 교육 복지와 맥을 함께 한다.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게 하겠다는 모토의 칸 아카데미가 커 갈 수록 학습 실패자는 줄어들 것이다. 미국 외 국가에서의 접속률이 높아지는 추세로서 범지구적인 교육 복지까지 실현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번역 작업이 진행 중이다.
칸 아카데미를 보며 느끼는 책임감
살만 칸은 개인적으로는 성공적인 삶을 꾸려 가고 있다. 그런데 그가 만들어낸 성과는 개인적 성공이라는 말로 평가하기엔 어마어마하다. 문명 발상 이래 늘 가장 큰 숙제인 '교육'의 문제, 인류의 지성이 발달할 수록 강조되는 '복지'의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있으니 말이다. 1800년 전후 헤르바르트가 교육학(Pedagogy)를 제창한 이후 200년이 넘는 동안 수없이 많은 교육학 이론들이 등장했지만, 칸 아카데미만큼 저마다의 이론을 실현해 보인 교육 시스템은 어디에도 없었다. 지금 칸 아카데미는 웹사이트 하나로 지구의 미래를 바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선대가 내려준 교육의 혜택을 받고 성장한 성인으로서, 살만 칸의 용기와 신념을 보며 가슴의 울림을 느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참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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